뉴욕시, 셧다운 78일만에 1단계 경제정상화

첫확진 100일째 되는 날 “희망의 여정 시작”

시위까지 겹쳐 조심…일부는 여전히 문닫아

미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뉴욕시가 8일 1단계 경제 정상화에 들어갔다.

지난 3월 1일 뉴욕시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확인된 이후 100일째 되는 날이다.

또 뉴욕주가 지난 3월22일부터 ‘비필수'(nonessential) 사업장에 대한 100% 재택근무를 명령하며 ‘셧다운'(폐쇄)에 들어간지 78일 만이다.

1단계 경제 정상화에 따라 뉴욕시에서도 건설과 제조업, 농업, 도매 거래, 소매(물건 가져가기나 노점 판매) 등의 부분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하게 됐다.

뉴욕시는 이번 1단계 정상화 조치로 최대 40만명이 일터로 복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뉴욕주는 앞서 주를 10개 지역으로 분류하고 입원율 등 7개 조건을 충족한 지역에 대해 1단계 경제 정상화를 허용해왔다. 뉴욕시의 합류로 뉴욕주의 모든 지역이 최소 1단계 이상의 경제 정상화에 돌입했다.

뉴욕주는 1단계에 이어 2단계 전문서비스·소매·부동산, 3단계 식당 및 호텔, 4단계 예술 및 엔터테인먼트 등 단계별 정상화를 실시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맨해튼 지하철에 탑승했으며, 건설 근로자들도 일터로 복귀에 앞서 발열 체크를 위해 줄을 섰다고 전했다. 또 소매점들도 문을 열고 고객들을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도 몇 달 간 집에서 머물던 사람들이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경제 회복을 향한 ‘희망의 여정’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우리는 (코로나19의) 진원지였기 때문에 여기까지 오는데 미국 내에서 가장 어려운 지역이었다”고 말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버스 노선을 연장하고, 일부 도로에 대해서는 버스 외에 다른 차량의 진입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근로자들이 일터로 복귀하기 위한 주요 수단인 맨해튼 지하철에 직접 탑승, 현장을 점검했다.

그러나 1단계 경제 정상화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여전히 문을 닫은 채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더해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뉴욕시에서 약탈행위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NYT는 여전히 많은 가게가 약탈 가능성에 대비해 출입문과 유리창 등에 나무판자를 덧댄 채 문을 닫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시는 현재까지 코로나19 감염자는 약 20만5천명, 사망자는 2만2000명에 이르고 있다. 뉴욕주 전체로는 한때 하루 800명에 이르던 코로나19 사망자는 전날 35명으로 급감했으며, 신규 확진자 수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재개장한 뉴욕 브롱크스의 한 의류매장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