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25호

조지아 치킨, 그 불편한 진실

조지아주와 치킨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양계산업이 미국 최대 규모이며,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인 칙필레와 잭스비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조지아 도로 위에는 농장에서 양육한 닭을 실어나르거나 가공된 치킨제품을 운반하는 트럭들이 달리고 있습니다.

치킨은 조지아주 한인들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치킨 가공공장인 이른바 ‘닭공장’에는 영주권을 위해 저온의 시설에서 고생하던 한인들의 시름이 아직도 흐르고 있습니다. 또한 수많은 한인들이 치킨 윙 비즈니스로 생업을 잇고 있습니다.

치킨은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한국식 치킨집이 한인타운에 여러개 영업중이고 저희집 아이들도 치킨을 하도 좋아해 농담삼아 “애들 몸의 일부분은 아마 치킨일지도 모른다”고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이렇게 많은 치킨이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치킨 가공업체 가운데 단연 ‘갑’은 타이슨 푸즈(Tyson Foods)입니다. 2018년 기준으로 연 매출이 400억달러(약 47조원)를 넘어선 이 회사는 타이슨 치킨 외에도 지미 딘, 볼 파크, 사라 리, 힐셔 팜 등 다양한 브랜드로 상품을 출하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퍼듀(Perdue), 샌더슨(Sanderson)과 세계 최대 육가공 업체인 브라질 JBS에 인수된 필그림스 프라이드 등이 미국 치킨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양의 치킨을 조달하기 위해 가공업체들은 각 지역의 농장주들과 계약을 맺고 자신들이 공급한 병아리를 키워 성계가 되면 납품을 받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치킨으로 가공되기 위해 키워지는 닭을 브로일러(Broiler)라고 부르기 때문에 양계산업의 영어 표현은 Broiler Industry가 됩니다. 조지아주의 Broiler Industry 규모는 연 4억5600만달러로 미국 1위입니다.

그런데 동물보호단체 ‘Mercy for Animals’와 조지아주 일부 양계 농장주들이 힘을 합쳐 타이슨 푸즈를 공격하는 빌보드 광고판을 애틀랜타 북부 4곳에 설치한다고 AJC가 보도했습니다. 빌보드의 내용은 농장에 대한 양계비용 인상과 닭들의 성장 환경 개선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체 관계자는 양계용 닭들은 좁은 공간에서 움직이거나 앉을 수도 없이 길러지며 자연광을 볼 기회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농장주들도 불평등한 계약에 종속돼 회사가 정한 비용으로 닭을 키우다 문제가 생기면 최악의 경우 땅을 잃기도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물론 타이슨 등 가공업체는 이같은 주장을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습니다.

타이슨은 예전에도 자사 치킨에 항생제가 없다고 광고하다 결국 법원의 명령으로 광고문구를 삭제한 전력이 있습니다. 모르고 먹으면 그만이라고 말씀하는 분도 있겠지만, 건강과 직결된 식품 문제이니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