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주택 렌트 10% 이상 오른다”

치솟는 물가에 주거비 상승까지 골머리

“중간선거 앞두고 민주당에 악재될 것”

미국에서 물가 고공행진 속에 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주거비 상승이라는 더 큰 골칫거리가 다가오고 있다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10일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의 다음 인플레이션 위협: 주택 임대료가 짜증날만큼 너무 높다’ 제하의 기사에서 최근 지속되고 있는 주거비 상승세가 사람들의 지갑을 더 얇아지게 하고,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집권 민주당의 정치적 운명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최근 주거 비용이 수 십년 만에 월간 상승폭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많은 경제학자가 중간 선거가 있는 내년에 주거 비용이 인플레이션 수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물로 나온 미국의 주택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매물로 나온 미국의 주택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주거비 상승을 예상하는 것은 비단 전문가뿐만이 아니다. 지난 8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공개한 최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평균적으로 내년에 주택 임대료가 10.1%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뉴욕 연방준비은행 조사 사상 최고치이다.

미 노동부가 이날 공개한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임차인들의 지난달 주거비는 전달 대비 0.4% 상승했는데, 이는 집값 상승과 맞물려 전월 대비 전체 물가상승률이 0.9%에 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주택 감당 비용 위기를 풀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책은 여전히 입안 중이며 제한적인 영향만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내다봤다.

폴리티코는 주거비의 상승은 유례없는 공급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짚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신축 주택 수는 종전 30년에 비해 550만∼680만채 감소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주택건설 현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캘리포니아의 주택건설 현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집값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더 많이 올랐는데, 팬데믹 위기에도 재정적 타격을 받지 않은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편승해 공격적으로 주택을 구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택 건설과 관련한 자재 비용은 올 들어 현재까지 14.5%나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폭은 작년 같은 기간의 8배에 달하는 것이다.

10%대가 넘는 집값 상승으로 사람들은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더 많은 사람이 주택을 임차하고 있다. NAR 자료에 따르면 현재 주택 임차 가구 수는 2020년 2분기 말에 비해 100만 가구가 늘었다.

임차인들의 수는 팬데믹이 진정됨에 따라 일자리를 찾기 위해 더 많은 사람이 도시로 되돌아가는 것과 맞물려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로런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주거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은 내년 중간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지난 9월 미국 성인 1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퓨리서치센터의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63%가 물가 상승을 걱정한다고 밝혔는데, 주택 임대료는 대부분의 세입자 월간 지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