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애틀랜타가 부끄럽다② “현금은 다 어디로?”

한때 미주 한인사회에서 가장 모범적인 한인 커뮤니티로 칭찬받던 애틀랜타 한인사회가 최근 애틀랜타한인회와 동남부한인회연합회, 민주평통 협의회 등의 잇딴 추문으로 “미주 최악의 한인사회”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애틀랜타 한인들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지역 한인단체들의 문제점을 5회의 시리즈로 점검한다. /편집자주

▶ 시리즈

① 누구를 위한 한인회관?
② 재정 투명성은 기대 마세요
③ 리더 사라진 동남부연합회
④ 민주평통 더 이상 필요한가?
⑤ 총영사관의 역할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지난 2020~2021년 2년간 애틀랜타한인회장을 역임했던 김윤철씨는 퇴임후 역대 한인회장 기록에서 제명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재임 당시 재정 보고 및 회계 처리가 불투명했고 거액의 연방정부 코로나19 지원기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온갖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당시 한인회비나 후원금이 현금으로 들어오면 이를 제대로 회계 처리하지 않고 ‘쌈짓돈’처럼 사용했다는 내부 고발이 나오면서 한인사회가 분노하기도 했다. 결국 애틀랜타한인회는 당시를 ‘최악의 흑역사’로 기록하고 있다.

◇ “현금이 들어오면 문제가 생긴다”

현금 처리를 둘러싼 이같은 문제는 지난해 열린 애틀랜타 코리안페스티벌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애틀랜타한인회는 아직도 페스티벌 재정 감사를 마무리하지 못했는데 한인회측 감사는 “현금 수입에 대한 증빙이 없어 감사를 진행할 수 없다”며 감사 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페스티벌 재정 관리를 맡았던 이미셸씨는 “은행 입출금 서류를 모두 제출하고 회계 전문가가 확인까지 했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감사를 미루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한인회 측은 “은행 스테이트먼트 외에 현금 수입과 지출을 기록한 서류는 하나도 없으며 현금 수입을 증명할 수 있는 입장권과 경품 래플티켓, 식권을 단 하나도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기본적인 자료도 제공하지 않고 항목별 수치만 적어 전체 숫자만 맞췄기 때문에 감사가 되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미셸씨가 한인회에 보고한 코리안페스티벌 수입은 총 22만6545달러이며 이 가운데 현금 수입은 ▶당일 경품 래플판매 1만9400달러 ▶티셔츠 판매 5134달러 ▶주류 시음 3000달러 등이며 입장권 판매 수입 4만3814달러 가운데 일부도 현금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 당일 현금을 계산했던 한인 봉사자 가운데 1명은 기자에게 “정확한 기록은 찾아봐야겠지만 내가 계산한 티셔츠와 주류 시음, 입장권 수입 현금은 1만7000달러 가량이었고 이 가운데 현금 1700달러를 순대 판매업체에 식권 비용으로 지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래플판매 현금은 다른 봉사자가 계산했는데 모든 현금은 계산해서 현장에 있던 회계사와 이미셸씨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회계 전문가들은 “현금 입금 기록을 별도로 제출하지 않고 수표가 아닌 현금을 현장에서 임의대로 지출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인회는 이어 “기아 자동차를 비롯한 경품 구입 비용에 비해 래플티켓 판매 비용이 적기 때문에 판매된 래플 티켓을 확인해야 하는데 단 1장도 한인회에 제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어디 쓰는지도 모르는데 후원만 요청

재정 문제와 관련한 논란에 애틀랜타한인회와 한인회관 관리위원회도 자유로울 수 없다. 한인회는 최근 15만8000여달러의 보험 보상금 수령을 이사회와 한인사회에 숨기고 운영비로 사용하다 적발돼 물의를 빚었다.

또한 코리안페스티벌 수익금 4만여 달러를 비롯해 회장 공탁금 5만달러, 보험 보상금 15만8000달러 등을 포함해 28만달러에 가까운 별도 수입이 있었지만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이 ‘매달 1만달러 이상의 운영비가 소요된다”며 한인사회에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한 전직 한인회장은 “재정문제가 불투명한 단체에 기부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인회관 관리위원회가 한인회와 갈등을 빚게 된 이유도 재정 문제다. 김백규 전 관리위원장은 자신의 측근인 박건권 애틀랜타라디오코리아 사장에게 6만달러의 수표를 먼저 지급하고 음향과 조명 공사를 맡겼다. 장비 구입 목록과 청구서도 없이 먼저 돈을 주고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공금을 사용한 것이다. 물론 이 비용에는 8000달러 이상이 소요된 인건비는 포함되지 않았다.

주중광 박사 내외가 기부한 40만달러 가운데 20만달러의 지붕 공사비 외에 남은 20만달러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우선 순위도 아닌 음향, 조명 공사에 허술한 방식으로 사용된 것이다. 이에 대해 한 한인 업체 관계자는 “자기 돈이었으면 이렇게 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코리안페스티벌 공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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