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체중-비만 청소년, 1형 당뇨병 위험↑

혈당
혈당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청소년기의 과체중과 비만이 1형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형 당뇨병은 인슐린 생산이 부족하거나 세포가 인슐린을 활용하는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2형 당뇨병과는 달리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 세포를 공격, 인슐린이 극히 적게 생산되거나 아예 생산되지 않아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 면역 질환이다.

이스라엘 셰바 메디컬센터(SMC: Sheba Medical Center) 내과 전문의 길라드 트위그 박사 연구팀이 1996~2016년 이스라엘 청소년 142만6362명(16~19세)이 의무 병역 복무에 앞서 받은 건강검진 기록과 전국 당뇨병 등록부 자료를 이용, 체중과 1형 당뇨병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6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체질량 지수(BMI: body-mass index)가 올라갈수록 1형 당뇨병 위험은 점점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BMI는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서양에서는 18.5∼24.9면 정상, 25∼29.9는 과체중, 30∼34.9는 비만, 35∼39.9는 고도비만, 40 이상은 초고도 비만으로 분류된다.

BMI를 백분율 순위로 표시했을 때 5~49위 그룹에 비해, 75~84위 그룹은 1형 당뇨병 위험이 41%, 85~94위 그룹은 54%, 95위 이상 그룹은 2.0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BMI가 5 올라갈 때마다 1형 당뇨병 위험은 35%씩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출생 연도, 조사 시작 때의 연령, 성별, 교육 수준, 인지기능 등 다른 변수들을 고려했지만 이러한 패턴에는 변함이 없었다.

비만은 여러 형태의 자가 면역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증거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지적이다.

그 이유는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아디포카인과 면역 단백질인 사이토카인 같은 비만과 연관이 있는 단백질들이 염증을 촉진, 면역계의 자기 관용(self tolerance)을 무너뜨리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면역계의 자기 관용이란 특정 항원에 대해 면역계가 반응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면역계는 자가 항원(self antigen)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따라서 면역관용이 사라진다는 것은 자가 면역질환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이 밖에도 비타민D 결핍, 고지방 섭취, 장내 세균총의 변화 등 비만과 연관이 있는 다른 요인들도 자가 면역을 촉발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결과가 공중보건에 지니는 의미는 크다. 세계적으로 청소년 비만이 놀라운 속도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당뇨병 연구협회(EASD: European Association for Study of Diabetes) 학술지 ‘당뇨병학'(Diabetologia)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