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서도 마스크 착용론 ‘분출’

상·하원 원내대표, 공공장소서 마스크 착용 촉구

주지사도 부통령에 요구…대통령만 ‘고립’ 분위기

‘마스크 착용이 뭐 그리 대수라고’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한 확산세로 바뀌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 의원들도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주문이지만, 마스크 착용을 등한시해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간접 압박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9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우리가 다른 사람과 가까이 있을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에 대해 어떤 낙인을 찍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마스크가 “단지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나는 모든 이를 보호하는 것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도 CNBC방송에 출연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없다면 마스크를 착용해 다른 사람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리즈 체니 하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진정한 남자는 마스크를 쓴다”는 해시태그와 함께 부친인 딕 체니 전 부통령이 마스크를 착용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 의원은 최근 다른 사람이 따라 할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썼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로이터는 일부 공화당 의원은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았고 일부는 마스크 착용 주장을 피했다고 한 뒤 코로나19 감염이 매일 기록적 수준으로 치솟자 이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소속인 게리 허버트 유타 주지사는  펜스 부통령에게 마스크 착용의 모범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결국 펜스 부통령은 지난 주말 텍사스룰 방문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타나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를 이뤘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전날 주 당국의 방침을 따라야 한다면서도 “우리는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지역에서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길 권장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할 수 없다면 마스크 착용이 좋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8월 대선 후보 지명을 받기 위해 전당대회를 개최키로 한 플로리다주 잭슨빌은 이날부터 공공장소나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곳 시장은 공화당 소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하려다 이곳 주지사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고수하자 아예 장소를 이곳으로 바꿨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의 마스크 착용에 변화를 가져올지는 불분명하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마스크 착용을 꺼리는 이유를 최소 2가지로 제시했다.

다른 나라의 대통령이나 총리 등 정상과 인사하면서 마스크를 쓴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는 점과, 자신이 적대시하는 언론에 마스크를 쓴 모습을 보여주는 즐거움을 주고 싶지 않다는 점이 그것이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급증과 잭슨빌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바꿨느냐는 질문을 받자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착용이 개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대통령은 마스크에 관해 아무런 문제가 없고, 지방 당국이 당신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라는 입장이라고 내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는 펜스 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