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혈액검사로 코로나 환자 중증여부 판단 가능”

혈액속 호산구 수치 낮을수록 사망률 높고 예후 안좋아

간단한 실험실 내 검사 만으로 조기에 코로나19을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혈액검사에서 백혈구의 일종인 호산구 수치를 활용해 코로나19 환자들의 예후를 알 수 있다는 의견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골의학협회는 협회 학술지(The Journal of the American Osteopathic Association)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일반적인 혈액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과립성 백혈구의 일종인 호산구(eosinophil) 세포 수치로 코로나19 환자들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으며 예후에 대해서도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를 게재한 뉴욕 코니아일랜드 병원의 전염병학 전문의 무하마드 자만 박사와 동료들은 “호산구 수치가 낮은 환자들은 코로나19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일반적으로 환자들의 예후가 좋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며 “호산구 수치를 활용하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기다리는 환자들의 격리 또는 치료 여부를 즉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산구는 백혈구의 한 종류로 골수에서 생성돼 다세포 기생충과 특정 감염에 대항하는 면역 세포다. 이들은 비만세포와 호염기구와 더불어 알레르기 및 천식에 관련된 여러 작용들을 조절한다. 정상 상태에서 이 세포들은 전체 백혈구의 1~3%를 차지한다.

연구에 따르면 호산구 수치는 코로나19 환자들의 진단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코로나19 환자일수록 호산구 수치가 마이크로리터(μL)당 100개 미만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호산구 100~400개/μL를 정상 범위로 본다.

연구진은 지난 3월에서 4월 사이 뉴욕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들의 사례를 분석했다.

해당 기간에 코니아일랜드 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인플루엔자 환자 50명과 코로나19 입원 환자 50명의 혈액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호산구 수치를 비교한 결과 코로나19 환자들 중 60%인 30명이 호산구 수치가 검출되지 않은 반면 인플루엔자 환자에선 호산구 수치가 나오지 않은 비율이 16%에 그쳤다.

또한 코로나19 환자들 중 28%가 입원 후 48시간 이내에 호산구 수치가 나오지 않아 입원 중인 코로나19 환자들의 88%의 호산구 세포 수치가 검출불가로 나왔다. 코로나19 환자들의 평균 호산구 수치는 35개/μL인 반면 인플루엔자 환자들의 평균 호산구 수치는 100개/μL였다.

자만 박사는 “인플루엔자와 증상이 상당히 겹치는 코로나19 환자들이 호산구 수치를 이용해 어떤 환자가 코로나19일 가능성이 있는지 구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호산구 수치는 환자들의 생존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환자들의 호산구 수치를 5일간 관찰한 결과 처음 호산구 수치가 나오지 않았던 30명 중 17명이 사망했으며 호산구 수치가 적지만 검출은 가능했던 환자 17명 중 4명이 사망했다.

또한 사망한 코로나19 환자들 23명 중 21명과 생존한 코로나19 환자 27명 중 26명이 호산구 수치가 100개/µL 미만이었다.

연구진은 “데이터에서 볼 수 있듯 지속적으로 낮은 호산구 수치는 사망률의 증가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호산구 수치가 증가한 환자들은 예후가 더 좋은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자만 박사는 “코로나19 증상이 시작된 후 5일째 PCR 검사를 받을 경우 위음성률은 무려 38%에 이르고 있어 잠재적으로 전염성이 있는 많은 환자들이 실제 진단에서 잘못된 결과를 받을 수 있다”며 “간단한 혈액검사로 질병의 확산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