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따뜻한 이야기] “35년간 수고했어요”

애틀랜타 우체부 정년퇴직에 이웃들 기금 마련

소원인 하와이 여행비 2만불 모금…델타도 지원

애틀랜타 교외지역인 마리에타에서 우편배달을 해왔던 플로이드 마틴씨는 며칠전부터 동네 주민들에게 일일히 작별인사를 해왔다. 바로 23일이 35년간 정든 우편배달 일에서 정년퇴직하는 날이기 때문. 마리에타고교를 졸업한뒤 USPS에 취업한 마틴씨는 최근 20년간은 고향인 마리에타의 같은 이웃동네를 책임져왔다.

23일, 근무 마지막날이었지만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배달에 나선 마틴씨는 동네에서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집집마다 풍선과 마틴씨의 수고에 감사하는 메시지가 달려있고 이웃 주민들이 밖에 나와 마틴씨를 환영한 것이다. 일부 주민은 집앞 보도에 감사 인사를 써놓았고 포스터를 만들어 붙여놓은 집도 여럿 있었다.

자녀가 없는 마틴씨는 항상 이웃 어린이들에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해 인기가 높았다. 한 여자 어린이는 학교 직업의 날(career day)에 마틴씨의 우체부 옷을 입고 갈 정도였다. 이웃 대표는 마틴씨에게 “올 가을 동네 할로윈 퍼레이드에 유명인사 심판(Celebrity judge)로 참석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이날 ‘비공식적인’ 마틴씨의 정년퇴직 파티에 참석한 이웃주민은 무려 300여명. 이들은 마틴씨와 기념촬영을 하고 포옹을 나눴다. 일부 시니어 주민들은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마틴씨는 “사실 우체국에서 일하며 3번이나 전직을 생각했지만 동네 주민들을 사랑했기 때문에 매번 포기했었다”고 털어놓았다.

마틴씨의 정년퇴직후 희망은 하와이 여행을 다녀오는 것. 이를 알고 있던 주민들은 정년퇴직 기념 선물로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 페이지를 개설했는데 이미 2만달러 이상이 모였다. 하지만 이 2만달러는 하와이 항공기 비용에는 쓰이지 못할 형편이다. 뉴스를 접한 델타항공이 하와이 왕복 1등석 항공편을 제공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Courtesy of Jennifer Brett

마지막 배달을 하고 있는 마틴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