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성사되면 기아 조지아공장서 생산

한국 언론, 현대차그룹 내부결정 보도…SK이노 배터리 등 고려

사명 변경한 기아 “목적기반차량 사업 추진” 중장기 전략 발표

세계적인 IT기업 애플과 차세대 전기차인 일명 ‘애플카’ 생산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회장 정의선)이 관련 사업을 기아가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경제전문매체인 이데일리는 19일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현대차그룹이 애플과의 논의를 거쳐 사업협력을 확정하게 되면 협력사업은 미국 조지아공장을 거점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기아는 지난 15일 발표한 중장기 전략인 ‘플랜S’에서 사명을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변경한데 이어 ‘목적기반차량(PBV)’과 모빌리티 솔루션 등의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이는 기아의 브랜드만을 고집하지 않고 다른 사업자들과 협력해 맞춤형 차량을 공급하겠다는 것으로 애플과의 협력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해석된다.

기아 송호성 사장은 15일 미래전략 발표에서 기아 브랜드 변신에 대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의 확장을 통해 전세계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설명해 이같은 해석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매체는 또한 현대차그룹이 애플카를 미국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이 애플과의 협력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애플카 생산 역시 조지아공장에서 이뤄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이는 현대차가 아닌 기아가 애플카를 맡고 현대차 브랜드는 독자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정의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으로 알려졌다.. 또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공장이 조지아에 위치해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브랜드 파워가 있는 현대차가 굳이 애플카 사업을 맡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기아에게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 차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관련 보도 이후 한국 기아 주가는 9년만에 최고가를 기록하며 전날보다 16.6% 오른 8만3400원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애플은 사업 관련 파트너십 정보 등에 대한 보안이 세계에서도 가장 철저해 기밀이 유출될 경우 논의 자체를 백지화하는 사례가 많아 현대차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여전히 “애플과의 협력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기아차 조지아 공장/Ki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