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들이 ‘가짜뉴스’에 취약한 이유는?

VOX뉴스 “언어장벽탓 1세대 이민자 음모론 무방비 노출”

“중국, 베트남계 반중국-반공 언론 일방적 주장 확대 생산”

진보성향의 인터넷 매체인 복스(VOX)뉴스가 특집기사를 통해 한인사회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계(AAPI) 커뮤니티에 유독 이번 대선과 관련한 극우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VOX 기사 원문 링크

복스 뉴스는 “AAPI 커뮤니티 내의 언어 다양성 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추적하기 어려우며 이 때문에 1세대 이민자들이 온라인상의 가짜뉴스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제한된 영어능력, 정보 갈증으로 일방적 주장에 노출

아시안 참정권 운동을 벌이고 있는 초당파 시민단체인 APIAVote는 “제한된 영어 능력을 가진 유권자들이 투표 과정에서 우편투표의 신뢰성과 투표 보안 문제에 대해 그렇지 않은 유권자보다 더욱 초조해한다”면서 “이런 이유로 특정 아시안 커뮤니티를 타깃으로 한 잘못된 정보가 해당 민족의 언어로 번역돼 위챗 등 메신저 서비스와 페이스북 등 SNS에 게시되는 등 가짜뉴스 유포 조직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복스 뉴스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는 진보적 아시아계 보다는 보수적인 입장을 지닌 사람들에게 이러한 정보가 더욱 강력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산주의에 대한 반감을 지닌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대만 출신의 1세대 이민자들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돼야 중국에 불리하다”는 시각과 민주당의 ‘사회주의’ 성향을 공격하는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복스 뉴스에 따르면 아시아계 1세대 이민자들은 각자의 언어로 된 채팅 및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소통하고 뉴스를 접한다. AAPI 커뮤니티는 30개 이상의 다른 인종과 언어의 유권자들을 대표하기 때문에 이들 커뮤니티에서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제대로 추적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중국 본토에서 온 중국계 미국인들은 위챗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고, 대만과 홍콩계 미국인들은 각각 라인과 왓츠앱을 사용한다. 한인들은 카카오톡을 통해 뉴스를 유포하고 있으며, 베트남계 미국인들은 대부분 페이스북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인도계 미국인들은 왓츠앱을 사용한다.

영어 실력이 제한적인 많은 이민자들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고국에서 생산되는 원어민 매체인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에 끌리게 되는데 이 매체들은 자신만의 편견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 미국 및 중국계 극우 매체가 비슷한 콘텐츠 확대 생산

복스 뉴스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뉴스는 일반적으로 브레이트바트(Breitbart)나 데일러 콜러(Daily Caller)와 같은 일부 보수적인 영어 사이트에서 유래한 내러티브에 의존하고 있다. 즉, 미국에서 선거 사기가 만연하고 있고 중국이 바이든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여름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BLM)’ 시위와 관련해 일부 콘텐츠는 ‘반흑인’ 편견을 부추겨 인종간 긴장을 고조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일방적인 주장은 대개 지나치게 단순화되고 뉘앙스 없이 제시되기 때문에 영어와 문화적 맥락이 제한적인 독자들도 쉽게 소화할 수 있다.

한인 언론인인 새크라멘트 비 신문의 정 박 기자는 복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진보적인 한인 신문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선거를 앞두고 최대 한인신문인 코리아데일리(미주중앙일보)가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한 바이든 일가의 ‘선거사기와 부패 의혹’을 담은 동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인 신문들은 대부분 온건파에서 보수파, 그리고 비즈니스 오너들의 목소리를 증폭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나는 그런 동영상들이 많은 클릭을 기록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미주중앙일보는 공식적으로 이 채널은 회사의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유튜브 채널에 나오는 후원계좌는 미주중앙일보 명의이다)

복스 뉴스는 “대부분의 아시아계 참정권 단체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매체는 에포크타임스로 이 미디어 제국은 각각 129만명과 148만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뉴 당나라 TV(NTD-TV)’와 ‘중국 무검열(China Uncensored)’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포크타임스의 계열사들은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 페이지를 언어별로 구분하고 있으며, 모두 수십만 명의 팔로워 또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 매체들은 반중국, 반공 성향으로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수많은 기사와 동영상을 유포하고 있다.

관영매체가 주로 친트럼프 성향인 베트남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에포크타임스의 베트남어판인 ‘다이 키 웬’은 친트럼프, 반중국 콘텐츠를 바탕으로 베트남에서서 가장 큰 페이스북 관련 미디어가 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러한 전개를 ‘베트남 실험’이라고 표현하며 “이 네트워크는 수십 개의 언어로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퍼져 수천만 명의 소셜미디어 팔로워를 지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문화-언어-경제 등 3대 장벽으로 자체 여과작업 어려워

각 아시안 커뮤니티의 언론들은 가짜뉴스를 적극적으로 색출하는 한편 스스로 정확하고 중립적인 뉴스 출처가 돼야 하지만 대부분 인력과 재정적인 자원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에 직면해 있다. 가짜뉴스와 음모론의 함정을 넘지 못하는 이유에 문화·언어적 장벽과 경제적인 장애가 함께 존재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많은 1세대 이민자들은 선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시민적 지식을 충족시키기 위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는 ‘번역된 내용’에 의존하고 있다.

그렇다고 민주당 측이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1달여 남은 조지아주 연방상원 결선투표를 눈앞에 두고도 민주당은 아시안 커뮤니티의 정치적 다양성과 정보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진보진영 운동가들의 지적이다. 연구기관인 ‘AAPI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아시아계 유권자의 절반가량이 주요 정당의 연락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아시안 참정권 단체들은 정치와 관련된 가짜뉴스의 홍수가 당분간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VOX 뉴스가 소개한 정 박 기자의 트위터 캡처.

One thought on “아시안들이 ‘가짜뉴스’에 취약한 이유는?

  1. 정말로 만약에 트럼프가 재선 되면 이런기사나 내는 Atlantak는 진짜 가짜뉴스나 내는 곳이 된다. 뭐 그래도 나중에 딴소리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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