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호르몬’ 옥시토신, 사실은 ‘야누스’

전뇌 억제 뉴런집단, 반사회적 행동 관련 옥시토신 분비

옥시토신(oxytocin)은 출산을 돕는 호르몬이다. 아기가 엄마 몸에서 잘 빠져나오게 하고 모유 분비도 촉진한다.

평소에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상대방에 대한 유대감, 신뢰, 배려심 등을 갖게 한다. 그래서 흔히 옥시토신을 ‘사랑 호르몬’이라고 한다.

하지만 옥시토신은 협동심 저하, 질투, 불안 등의 반사회적 행동과 감정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토신이 이렇게 ‘야누스의 얼굴’처럼 상반된 작용을 하는 이유를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 데이비스) 과학자들이 일부 밝혀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옥시토신이 친 사회적 작용을 할지, 반사회적 작용을 할지는 뇌의 어느 영역에 개입하는지에 따라 달라졌다.

이 대학의 브라이언 트레이너 심리학 교수 연구팀은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13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옥시토신은 대개 뇌하수체 후엽에서 생성되지만 일부는 ‘분계선조 침대 핵(BNST)’에서 만들어진다. BNST는 전뇌의 억제 뉴런(신경세포) 집단을 말한다.

BNST는 스트레스 반응에 관여하면서 우울증과 불안증 같은 정신 질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거로 추정된다.

실험 결과 생쥐는 BNST에서 생성되는 옥시토신이 있어야 스트레스성 사회 불안 행동을 했다.

그런데 옥시토신을 생성하는 BNST 뉴런은 불안 관련 행동을 제어하는 뇌 영역과 연결돼 있었다.

흥미롭게도 이런 뇌 영역에 옥시토신을 주입하기만 하면 생쥐는 스트레스를 받은 것처럼 사회 불안 행동을 보였다.

이는 옥시토신의 작용 방향이, 뇌의 어느 영역에 옥시토신이 개입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걸 시사한다.

앞서 연구팀은 옥시토신을 생성하는 BNST 뉴런이 생쥐 암컷과 수컷에 모두 존재하지만, 사회적 스트레스는 장기간에 걸쳐 암컷의 뉴런에 더 강하게 작용한다는 걸 확인했다.

트레이너 교수는 “옥시토신이 종종 불안증을 부추기는 이유를 잠정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연구 결과”라면서 “불안증이 뇌 신경회로와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를 더 연구하면, 어떤 조건에서 옥시토신이 불안증 치료에 이롭거나 해롭게 작용할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상황에선 옥시토신의 작용을 차단하는 약물로 불안증을 완화할 수 있을 거로 연구팀은 기대한다.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사회 불안 장애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 전략을 찾아내는 것이다.

스트레스로 흥분한 생쥐 암컷의 뇌 신경. 생쥐 암컷은 수컷보다 우울증 유사 증상이 더 잘 생긴다. 아드레날린 등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기면 불안증, 우울증 등이 심해질 수 있다. [미시간주립대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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