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심술부린 트럼프, 그런 트럼프 배려한 바이든

바이든 가족에 정부 항공기 제공안해 전세기 타고 DC 도착

트럼프 고별행사 끝나는 시간 맞춰 취임식 아침 미사 시작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신임 대통령에게 끝까지 심술을 부린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를 배려해 취임식 일정까지 늦췄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데일리메일 등 언론에 따르면 지난 19일 취임식 참석을 위해 고향인 델라웨어를 떠나 워싱턴DC로 향하는 바이든 가족들은 그동안의 관례였던 미 공군 항공기 대신 전세기를 빌려야 했다.

바이든 보좌관들에 따르면 백악관은 활용할 공군 여객기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정부 항공기 이용허가를 끝까지 내주지 않아 전세 차터 제트기를 이용해야 했다.

하지만 이들은 기착지인 백악관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을 때 활주로 인근에 세워져 있던 공군 보잉 757여객기를 확인하고 분을 삭혀야 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 가족의 앤드류스 공항 도착 시간에 공교롭게도 트럼프가 20분짜리 고별연설을 시작하면서 바이든 참모진 사이에서는 “치사하다”는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정작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취임식 일정을 트럼프 때문에 15분 가량 늦춘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바이든이 오전 8시30분으로 예정돼 있던 세인트 매튜 성당 미사를 위해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를 예정보다 늦은 8시45분에 떠났으며 트럼프 고별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CNN 등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고별사를 하는 모습이 전부 중계되고 난 이후 바이든 당선인 부부가 손을 잡고 블레어하우스를 나서는 모습이 화면에 등장했다.

관례를 깨고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그가 고별사를 하는 동안 이날의 주인공인 자신에게 시선이 분산되지 않도록 배려한 셈이다.

트럼프 고별연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