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참석 3명 감염, 수개월 뒤 2만명으로

다국적제약사 바이오젠의 콘퍼런스에서 코로나 퍼져

게놈 분석결과 매사추세츠 주 감염자 3분의 1로 전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초창기에 보스턴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코로나19 확진자 3명에서 불과 수 개월 만에 확진자가 매사추세츠주 지역에서만 최소 2만명에 이르는 규모로 확대됐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해당 연구는국 하버드대학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그리고 두 대학이 공동으로 설립한 브로드연구소와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연구진이 함께 발표한 것으로 지난 23일(현지시간) 논문공개 온라인 사이트인 ‘메디알카이브(medrxiv.org)’에 사전 공개됐다.

지난 2월 보스턴에서 열렸던 이 콘퍼런스는 다국적제약사 바이오젠의 미국과 유럽 임원 175명이 참석했으며 회의에 참석한 175명 중 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있었고 회의 후 99명이 감염됐다.

연구에 따르면 100여건에 달하는 코로나19 양성 환자들로 인해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서만 약 2만건의 사례로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콘퍼런스에 참석한 코로나19 확진 환자들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그리고 지난 5월 보스턴 지역에서 감염된 환자 772명과 노숙자 쉼터에서 확보한 122명의 유전자 등 289명의 게놈 분석해 비교한 결과 지난 2월 열렸던 콘퍼런스에서 발생한 환자들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유래한 것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연구진은 약 2만건에 달하는 감염 사례가 지난 바이오젠의 콘퍼런스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800여 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연구에서 콘퍼런스에서 유래한 바이러스가 보스턴 지역의 수백 명을 포함해 알래스카, 프랑스, 세네갈, 룩셈부르크, 싱가포르 등 해외로도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7월 중순 매사추세츠주에서 분석된 코로나19 감염자의 3분의 1과 지금까지 보고된 모든 미국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의 3%가 이 콘퍼런스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콘퍼런스가 당시 미국에서도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하던 초기에 발생해서 사회적 거리두기, 셧다운, 마스크 착용 등 감염을 차단할 만한 조치들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연구진은 바이오젠의 콘퍼런스가 코로나19 확산의 ‘슈퍼 전파자’ 역할을 한 것은 확실하나 당시 회의가 개최됐던 메리어트 호텔에서 바이러스를 퍼트린 다른 행사가 있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사례를 “지금까지 미국에서 진행된 가장 큰 (코로나19)게놈 분석”이라며 “부유한 경영진들의 모임에서 발생한 사건이 보스턴의 가장 취약한 주민들의 이질적인 연결 고리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매사추세츠 바이오젠 본사./googl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