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 서비스 줌, 사용자 급증으로 일시 ‘먹통’

1만7천건 접속장애 보고…대학교 개강 등으로 서버 마비 추정

온라인 영상회의 서비스 줌(Zoom)이 많은 학교들이 온라인 수업을 시작한 24일 오전 미국 동부를 중심으로 접속장애를 겪었다.

AJC와 더버지(The Verge) 등에 따르면 24일 오전 조지아주와 뉴욕주를 포함한 미국 동부와 유럽 일부 지역에서 줌 계정에 로그인을 할 수 없거나 비디오 사용을 할 수 없는 등의 장애가 발생했다.

가동중단 모니터링 사이트인 ‘다운디텍터(DownDetector)에 따르면 줌은 이날 오전 7시40분부터 서비스 중단 보고가 접수됐고 낮 12에 가장 장애가 극심해 약 1만7000건의 서비스 중단 사례가 보고됐다. 하지만 이후에 점차 개선돼 오후 늦게는 3000건 이하로 떨어지며 정상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줌은 이날 오전 10시20분경 트위터를 통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원인에 대한 세부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에릭 위안 줌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로 “미국에서 줌 서비스가 중단돼 많은 고객이 영향을 받았다”면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뉴욕과 워싱턴, 애틀랜타,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줌에 문제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전했다.

포브스는 “미국 동부지역 이용자들이 가장 타격받았지만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장애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하필 미국 학교들의 온라인개학일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애틀랜타시 공립학교들이 온라인으로 개학했다. 그런데 줌이 문제를 일으키면서 시 교육당국은 급히 구글의 ‘미트’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안내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통합교육구(LAUSD)와 산타아나 통합교육구(SAUSD) 등 서부지역의 학교들도 개학했으나 현지시간으로 오전 9시 수업이 시작하기 전 줌 접속 문제가 해결돼 큰 혼란은 없었다. 다만 수업을 일찍 시작하는 고등학생들과 애플리케이션(앱)이 아닌 웹으로 줌에 접속하려 한 학생들은 불편을 겪었다.

플로리다주에 사는 재클린 도너번은 AP통신에 “12살 딸과 14살 아들이 줌 온라인클래스에 접속하지 못해 어쩔 줄 몰라 했다”라면서 “끔찍한 날”이라고 말했다.

브로워드대 교수인 도너번은 이날 줌으로 학기 첫 수업을 하려 했으나 결국 취소했다.

학교만 피해를 본 것은 아니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줌을 활용해 공판을 열어온 미시간주 대법원은 이날 트위터로 “줌이 중단돼 법원이 화상회의를 시작하거나 참여할 수 없어 온라인재판 진행에도 차질이 발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11년 출시된 줌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코로나19 대유행 전에는 일일 이용자가 1천만명 정도였으나 각국서 봉쇄조처가 시행된 4월엔 하루 3억명이 이용하기도 했다. 줌 주가는 작년 기업공개 이후 8배, 올해 들어서만 4배 뛰었다.

줌은 올해 초 ‘제3자 회의 참여’ 등 보안문제를 겪었다.

중국 기업인 줌은 전세계 3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1위 화상회의 서비스이다. IT 전문가들은 “24일 미국 북부의 주요 대학들이 일제히 개강을 하면서 사용자가 몰려 서버가 접속용량을 처리하지 못해 발생한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줌 접속장애 보고 지도/downdetec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