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송유관, 주말에나 정상화…개솔린값 급등

복구에 1주일 이상 소요…한인타운 주유소 10~20센트 올라

FBI “국제 해킹조직 다크사이드 랜섬웨어 공격 “공식 확인

시스템 해킹으로 멈춰 선 미국 최대 송유관 시스템이 정상화하기까지 며칠 더 걸릴 전망이다.

조지아주 알파레타에 본사를 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10일 “일부 송유관이 단계적으로 재가동되고 있다”면서 “주말까지 운영 서비스를 상당 부분 재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고 CNBC방송과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 7일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이 회사는 텍사스주 걸프만에서 동부 뉴저지주까지 5500마일(8850㎞) 규모의 송유관으로 하루 250만 배럴의 휘발유, 디젤유, 난방유, 항공유 등을 실어나른다.

인구가 많은 동부 해안으로 향하는 이 회사 송유관에 의존하는 소비자는 5000만명이 넘으며 특히 동남부 지역에서는 유류 공급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사이버 공격으로 모든 송유관 시설 가동을 중단한 이 회사는 여전히 “상황이 유동적이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대 송유관이 멈춰서면서 유가가 급등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으나, 조속한 정상화 기대에 힘입어 국제 유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둘루스를 비롯한 애틀랜타 한인타운의 QT와 레이스트랙 등 대형 주유소의 10일 현재 레귤러 개솔린 가격은 갤런당 2.79~2.89달러로 주말보다 10~20센트 이상 급등했다.

개솔린 가격은 학생들의 여름방학과 메모리얼 연휴를 맞아 이번 주말부터 인상이 예고되고 있는데 이번 송유관 해킹 사태로 조만간 갤런당 3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기간시설을 겨냥한 이번 사건에 조 바이든 행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은 “‘다크사이드’가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을 위태롭게 한 사건의 책임이 있다는 점을 확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급부상한 신생 해킹 범죄단체인 다크사이드가 이번 공격의 배후라는 사실은 언론 보도와 이 단체의 성명을 통해 이미 알려졌다.

다크사이드는 다크웹에 올린 성명을 통해 “우리는 비정치적이며 지정학적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특정 정부와의 연계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앤 뉴버거 백악관 사이버·신흥기술 담당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로서 다크사이드를 범죄 행위자로 보고 있다”며 “정보당국은 국가 단위 행위자와의 연계 여부도 살펴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다크사이드는 동유럽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러시아에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서방의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다크사이드는 지난해 8월 이후 주로 영어권 서방 국가들의 80개 이상 기업을 상대로 랜섬웨어 공격을 저질러 수백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부터 다크사이드를 조사 중인 FBI와 관계 당국, 사이버 전문가들은 콜로니얼 해킹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과거 사건에 사용된 악성코드가 유사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이들을 최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고 한다.

한편, 브리핑에서 뉴버거 부보좌관은 콜로니얼이 다크사이드가 요구한 금액을 지불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콜로니얼은 민간 기업”이라며 지불 여부에 대해서는 정부가 조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0일 레이스트랙 주유소의 가격 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