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항체 5~7개월 면역력 유지”

애리조나대 연구팀  “사스 닮았다면 최소 2년 지속”

코로나19 백신, 최소 수개월간은 면역력 제공 기대

사스는 감염 이후 17년간 면역 유지된 사례도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 후 생성되는 항체 중 일부는 수개월 간 지속적인 면역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에서 공개됐다.

애리조나대학 연구진은 지난 12일 코로나19 항체를 검사하던 중 항체가 바이러스 감염 후 수개월 동안 면역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주요 관심사 중 하나로 감염됐던 환자들이 재감염에 대한 면역력이 있는지 또는 얼마나 면역력이 지속되는지를 꼽았다. 최근 코로나19 감염 후 또는 항체치료제나 백신 접종으로 생성된 항체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딥타 바타차리아 애리조나대학교 의과대학 면역학 교수와 얀코 니콜리치-주기치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약 6000명의 혈액 샘플에서 항체 생성 여부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후에도 최소 몇 개월 동안 항체가 지속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해당 연구는 같은 날 면역학 분야 최고 학술지 중 하나인 ‘이뮤니티(Immunity)’에 게재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후에도 여전히 5~7개월 동안 항체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타차리아 교수는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이 지속되지 않는 것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에서 면역이 최소 5개월 동안은 안정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세포를 감염시키면 면역체계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면역세포의 한 종류인 B세포를 자극한다. 이때 B세포가 형질세포로 분화해 항체를 생성하는 것이다. 형질 세포를 통해 생성된 항체는 감염 후 약 14일 이내에 혈액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진은 항체 생성이 또 한 번 일어난다고 전했다. 면역반응을 통해 수명이 긴 형질세포가 생성돼 오래 면역이 지속되는 고품질의 항체를 생산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항체에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몇 달 동안 항체 수치를 추적 관찰했다.

검사 결과 적어도 5~7개월 동안 항체가 혈액 속에서 생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항체의 지속적인 보호 제공 여부는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 중 하나였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항체를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게됐을 뿐 아니라 항체가 지속적으로 면역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진행됐던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코로나19 바이러스 초기 감염 시 항체가 생성돼 시간이 지나면서 항체 수준이 빠르게 감소해 단기 면역만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는 초기에 생성되는 수명이 짧은 형질세포에서 생성된 항체”라며 “이후 생성되는 수명이 긴 형질세포와 여기서 생산되는 고품질의 항체를 고려하지 못한 결과”라고 전했다.

연구진은 주 보건당국의 협조로 지난 4월 말부터 애리조나 피마 카운티에서 코로나19 항체 검사를 받은 자원봉사자 5882명의 샘플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또한 바이러스 표면에 위치한 스파이크 단백질의 다른 두 결합부위인 S1과 S2에 결합한 항체를 검출했다. 연구진은 항체가 해당되는 양 부위 모두에서 발견됐을 때 양성으로 판정했다.

바타차리아 교수는 “감염 환자에서 최근에 항체를 추적한 시점이 7개월”로 “항체 지속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가장 긴 기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와 유사한 코로나 바이러스인 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환자의 경우 감염 후 17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면역력을 나타내고 있다”며 “만역 코로나19가 사스와 유사하다면 코로나19 항체 또한 최소 2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연구진은 항체검사 대상을 애리조나 주 전역으로 확대했으며 18세 이상 성인들의 주민들 중 희망자는 누구나 무료로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연구진은 현재까지 약 3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검사에 응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중인 연구원의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