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서 작년 아시아계 증오범죄 2배 급증

팬데믹 시작한 3∼4월 집중…주 법무장관 “팬데믹 완화해도 범죄 공포 여전”

지난 11일 뉴욕 차이나타운에서 아시아계 여성을 괴롭힌 남성을 붙잡고 있는 시민 자원봉사자인 '가디언 엔젤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11일 뉴욕 차이나타운에서 아시아계 여성을 괴롭힌 남성을 붙잡고 있는 시민 자원봉사자인 ‘가디언 엔젤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아시아계를 상대로 한 증오 범죄가 전년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30일 AP 통신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롭 본타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2019년 43건에서 지난해 89건으로 107% 증가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에서 지난해 전체 증오 범죄는 1천330건으로 전년 1천15건에 비해 31% 늘었다.

롭 장관은 “많은 사람에게 2020년은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관한 해가 아니라 증오의 유행병에 관한 해”라며 “팬데믹이 완화하고 있지만,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서 (인종차별 범죄에 대한) 공포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필리핀계인 롭 장관은 자신의 어머니도 혼자 도심에 가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지난 3월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 반대 시위를 벌이는 시민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로스앤젤레스에서 지난 3월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 반대 시위를 벌이는 시민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아시아계에 대한 폭력의 증가는 분열을 조장한 지도자들의 발언과 관련돼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로 삼았다.

지난해 흑인에 대한 증오 범죄는 87% 증가했다.

라틴계에 대한 증오 범죄는 2019년 110건에서 지난해 152건으로 증가했고, 백인에 대한 증오 범죄는 2019년 39건에서 지난해 82건으로 늘었다.

캘리포니아주는 인종, 민족, 국적, 종교, 성적 성향, 성별, 장애 등을 이유로 발생한 범죄를 증오 범죄 유형으로 규정했는데, 지난해엔 종교와 관련된 증오 범죄는 전년보다 13.5% 줄었다.

2019년 141건이었던 반유대주의 범죄는 115건으로 감소했다. 반이슬람 범죄도 25건에서 15건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