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이어 오스카? 후보되면 좋은 일”

[인터뷰]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외신들이 ‘기생충’의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노미네이트 가능성에 언급한 데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인터뷰에서 “(아카데미 시상식 노미네이트 가능성 등에 대해) 뉴욕타임스 기사도 나오고 그랬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그런데 오스카라는 게 한국의 시상식들의 구조와 많이 다르다. 상을 결정하는 투표권 숫자가 5000~7000명으로 인원이 많고 지자체 선거운동 비슷한 양상을 띤다. 가을부터 각 스튜디오의 전담 부서가 있어서 예산을 책정해 장기간 선거운동 하듯 자료도 뿌리고 투표권자들 집에 보낸다”고 말했다.

또 봉 감독은 “오스카에 노미네이션 되고 그런 과정들이 기간도 길고 규모도 크고 복잡한 과정이다. 스튜디오 역할도 중요하지만, 물론 작품도 좋아아야 한다. 그럼에도 뉴욕타임스가 얘기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런데 우리가 SRB(설레발)에 대한 부담감이나 거부감이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희망의 표현을 과하게 하면 네티즌들께서는 ‘SRB’라는 반응으로 냉정하게 채찍질해주신다. 뉴욕타임스처럼 이 정도로 얘기하고 있다고 냉정하게 얘기하면 된다. 이 선까지만 얘길하려 한다”고 전했다.

봉 감독은 “지난해 영화 ‘버닝’도 최종 노미네이션은 안 됐지만 북미쪽 평론가들의 찬사가 대단했다. 평점도 높았고 각 지역에서 주는 평론가 협회상도 많이 받았다. 그것이 발전되면 오스카에 가는 건데 그걸 ‘오스카 레이스’라고 칭한다. 그것 자체를 즐기는 것 같다. ‘버닝’ 같은 경우는 명백히 그 레이스에 있었다. 노미네이션 될 거라 생각했는데 간발의 차이로 노미네이트가 불발됐다”며 “‘기생충’도 노미네이트 되면 좋은 일이지만 안 됐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모두가 영화의 가치는 알고 있고 노미네이트 되지 않았다고 해서 가치가 떨어지거나 하는 건 아니니까”라고 밝혔다.

한편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고, 그렇게 얽힌 두 가족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기생충’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황금종려상은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에 해당되는 상으로 봉준호 감독은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지 5회 만에, 경쟁 부문에 진출한 지 두 번만에 황금종려상을 품으며 올해 100주년을 맞이한 한국영화계의 역사적인 새 페이지를 쓰게 됐다.

‘기생충’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봉준호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