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쿤 스캔들’ 테드 크루즈, 끝까지 거짓말

“친구들과 여행 떠나는 딸 혼자 보낼 수 없었다” 주장

NYT “크루즈 부인, 정전되자 여행 같이 갈 사람 모집”

지역구 주민들은 사상 최악의 혹한과 정전, 단수 사태에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가족들과 함께 멕시코 휴양지로 도피 여행을 떠나 분노를 일으키고 있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공화)이 여행 이유를 거짓말로 둘러대다 다시 덜미를 잡혔다.

지난 17일 휴스턴 공항에서 칸쿤행 비행기를 타다 동승한 승객들에게 사진이 찍혀 들통이 난 크루즈 의원은 18일 가족을 놔두고 혼자 황급히 텍사스로 되돌아왔다. 크루즈 의원은 귀국길에 만난 기자들에게 “학교가 문을 닫자 딸이 친구들과 함께 갑자기 여행 계획을 잡게 됐다”면서 “10대 소녀들만 비행기에 태워 보낼 수 없어 아버지 노릇을 하느라 어쩔 수 없이 칸쿤에 함께 가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테드 크루즈 의원의 연설 모습./애틀랜타 K 미디어

 

하지만 크루즈의 해명은 곧바로 ‘새빨간’ 거짓말임이 드러나 더 큰 망신을 당하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저녁 크루즈 의원의 부인인 하이디 크루즈가 이웃 및 친구들과 나눈 그룹 메시지 내용을 입수해 칸쿤 여행을 주도한 사람이 크루즈와 그의 부인이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하이디 크루즈는 메시지를 통해 “집이 얼어붙어서 우리 가족은 멕시코로 여행을 가려 한다”면서 “하루 숙박료가 309달러인 칸쿤 리츠칼튼 호텔에 머물려고 하는데 같이 갈 사람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밝혔다.

결국 딸이 친구들과 한 약속 때문에 아버지로서 어쩔 수 없이 칸쿤에 갔다는 해명조차 거짓말로 드러나자 크루즈 의원과 보좌관들은 언론의 코멘트 요청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