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총격 1주일 만에 첫 장례…21차례 눈물의 작별

10살 아이 2명 먼저 영면…중순까지 희생자 장례 이어져

유족 “경찰이 잘못 인정해도 아이들 안돌아와” 고통 호소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주민과 아이들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주민과 아이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장례식이 31일 처음으로 열렸다.

지난 24일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지 일주일만이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10살 소녀 애머리 가자와 메이트 로드리게스는 이날 희생자 중 처음으로 영면에 들었다.

가자의 마지막 길을 먼저 배웅한 추모객들은 “잘 웃는 착한 아이였다”고 울먹였다.

일부 참석자는 희생자들의 얼굴이 모두 새겨진 보라색 티셔츠를 착용했다. 보라색은 세상을 떠난 가자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이었다.

텍사스주 총격 희생자 애머리 가자의 장례식
텍사스주 총격 희생자 애머리 가자의 장례식 [유밸디 AP=연합뉴스]

생존한 10살 아들을 둔 한 엄마는 “아이가 총격의 두려움 때문에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며 유밸디 마을 전체가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6월 1일에는 호제이 플로레스 주니어(10)와 어마 가르시아(48) 교사 부부가 영면에 든다.

특히 어마 가르시아는 아이들을 보호하려다 총탄에 희생됐고, 아내를 잃은 남편 조 가르시아마저 심장마비로 숨져 유밸디에 또 다른 비극을 안겼다.

생존했다면 10살이 됐을 일리애나 가르시아의 장례식은 생일 다음 날인 6월 6일 열린다.

이번 주말 성대한 생일 파티를 준비했던 소녀의 가족은 축하 선물 대신 영정을 앞에 두고 아이와 작별을 하게 됐다.

희생자들의 모든 장례 절차는 6월 16일 레일라 살라사르(11)의 안장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유밸디를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고 유족과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물자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에 희생된 애머리 가자 장례식에 참석한 추모객들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에 희생된 애머리 가자 장례식에 참석한 추모객들 [유밸디 AFP=연합뉴스]

유밸디 시의회도 회의를 취소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댈러스모닝뉴스, 텍사스트리뷴 등 현지 주요 매체들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이날 정오부터 21분 동안 온라인 뉴스 송고 등을 중지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유족들은 총격 당시 경찰의 대응 실패를 거듭 지적하며 고통을 호소했다.

텍사스주 공공안전부(공안부)에 따르면 사건 당시 교실 복도 밖에 대기 중이던 경찰 19명은 총격범 샐버도어 라모스(18)를 즉각 제압하지 않았다.

당시 현장 지휘관 피드로 아리돈도 유밸디 교육구 경찰서장은 범인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대치하는 상황으로 잘못 판단했고, 그 사이 라모스는 100여 발을 난사하며 아이들과 교사를 살해했다.

공안부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잘못 대응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총격에 증손녀를 잃은 70대 할아버지는 희생자 추모비를 찾은 자리에서 “경찰이 실수했고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고 말하더라도 (숨진) 아이가 돌아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10살 조카를 떠나보낸 후아나 마가나는 “어떻게 총격범이 학교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돌아다니며 총을 쏠 수 있는가”라며 경찰이 범인의 학살극을 사실상 방치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