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언덕’ 가수 박형준, 시애틀서 별세

향년 83세, 1960년 최희준 등과 ‘포클로버스’ 활동

1960년대 최희준, 위키리 등과 함께 ‘포클로버스’로 활동했던 가수 박형준(본명 박창순) 씨가 83세를 일기로 숨졌다.

고인의 차녀 박주원 씨는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미국 시애틀에서 거주하시던 아버지가 최근 뇌출혈이 재발해 투병하시다가 지난 22일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고 박형준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유족은 평소 고국에 묻히고 싶다고 밝혔던 고인의 뜻대로 한국에서 수목장을 치를 예정이다.

대학 시절 미8군 무대에서 활동을 시작한 고인은 1962년 ‘소나무 길’로 데뷔했다.

‘첫사랑의 언덕’, ‘쓸쓸한 크리스마스’, ‘굳바이 서울’, ‘열쇠를 파는 사나이’ 등 히트곡을 남겼다.

1963년 최희준, 유주용, 위키리과 함께 남성 사중창단 포클로버스를 결성했다. 당시 보기 드문 학사 출신들로 구성돼 각자 솔로로 활동하며 때에 따라 팀으로 함께 무대에 섰다. 1964년 1집, 1966년 2집을 발표했다.

고인은 1980년 발표한 ‘작은새’를 마지막으로 한국 생활을 접고 1983년 가족들과 미국으로 건너가 시애틀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했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고인은 1960년대 국내 가요계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제2 르네상스’ 주역”이라며 “‘한국의 페리 코모’라 불릴 정도로 중후하면서도 부드러운 창법을 구사한 가수였다”고 평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은숙 씨와 미영, 주원 두 딸이 있다.

포클로버스 1집 ‘저녁 한때의 목장풍경’ 표지 사진/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