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틱톡인수 막판에 ‘재뿌리기’

수출규제 조치…틱톡 유지·개발에 필요한 AI기술 이전 차단

새 변수, 협상에 차질 빚을 수도”…미중 기술패권 경쟁 격화

중국이 미국 기업들의 틱톡 인수 협상에 재를 뿌리고 나섰다.

미국 정부의 입김이 반영된 매매 협상이 막판에 들어서자 틱톡이 미국에 넘어가면 악재가 될 수출규제를 가한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는 당국의 허가 없이 수출할 수 없는 기술의 목록을 지난 29일 개정했다.

기술이 무더기로 추가된 이 목록에는 텍스트 분석, 콘텐츠 추천, 스피치 모델링, 음성 인식과 같은 전산·데이터 처리 기술도 포함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막바지로 접어든 틱톡의 인수합병 협상이 이번 수출규제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틱톡을 미국 기업들이 인수하면 핵심 기술을 중국으로부터 건네받지 못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신화통신은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새 수출규제 목록을 조심스럽게 살펴보고 매각 협상을 중단할지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통상고문인 추이판(崔凡)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는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바이트댄스가 중국의 탁월한 기술 덕분에 성공했다며 해외에 있는 기업들에 알고리즘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것은 기술수출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WSJ은 “중국이 인공지능(AI) 기술 수출에 제한을 가하면서 틱톡의 미국 사업체 매각이 어려워졌다”며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 경제 1, 2위 국가의 기술경쟁이 더 심각해졌다”고 해설했다.

현재 틱톡 인수전에는 기술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유통업체 월마트 등 미국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MS와 월마트는 공동인수를 위한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틱톡의 모기업이 바이트댄스가 이들 업체의 인수안을 저울질하고 있으며 조만간 틱톡 미국 사업체의 새 주인이 결정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WSJ은 백악관, MS, 오라클, 월마트 등이 중국의 새 수출규제에 대한 발언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