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80, 우즈 사고 ‘전화위복’ 될까?

언론들 “에어백 10개가 우즈 살려…최초 앞좌석 가운데 에어백도”

“하체 부분 보호는 미흡” 지적도…우즈 다리-발목 중상당해 논란

타이거 우즈 재기 못할경우 ‘골프 황제 은퇴시킨 차량’ 낙인 우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23일 LA 인근에서 일으킨 교통사고 당시 타고 있던 현대자동차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네시스 GV80’가 미국 언론들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구글이나 뉴스 사이트에서 ‘GV80’을 검색하면 ‘타이거 우즈의 사고차량’으로 도배가 돼있을 정도여서 앞으로 미국 시장 마케팅에서 이번 사고의 그림자를 지우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1월 출시된 GV80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단 첫 SUV로, 편의와 안전 사양이 대거 적용된 모델이다. 미국시장에서도 공개됐지만 아직 본격적인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우즈도 현대차가 제공한 프로모션 차량을 이용하다 사고를 당했다.

이 차량에는 에어백 10개와 운전자가 졸면 경보를 울리는 ‘운전자 주의 경보'(DAW), 장애물과 충돌을 막는 ‘회피 조향 보조’,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 등 안전기능이 있다. 특히 머리 부상과 탑승자들 간 충돌을 막기 위해 앞좌석에 센터 사이드 에어백을 최초로 적용한 차량이다.

특히 측면 충돌 시 머리 부상을 막고 탑승자들 간의 2차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센터 사이드 에어백은 현대자동차그룹 자체실험결과 승객 간 충돌 사고로 인한 머리 상해를 약 80% 줄였다.

사고 난 타이거 우즈의 차량[로이터=연합뉴스]

뉴욕포스트와 데일리메일 등 언론들은 “에어백이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내부 쿠션 역할을 해 우즈의 목숨을 살렸다”고 보도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를 수없이 처리했는데 이 정도 사고에서 타이거 우즈가 생명을 건진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GV80 차량의 실내에 장착된 고화상 카메라는 운전자가 졸음 운전을 할 경우 경보를 울리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고 스마트 스티어링 기술이 적용돼 갑자기 장애물이 나타났을 경우 위험을 피하게 해주는 기능까지 있다.

안전성 평가의 경우 한국에서는 최우수 등급을 받았지만 미국 충돌 테스트 결과는 아직 나오지않았다. GV80은 작년 한국 국토교통부의 자동차안전도평가에서 정·측면 충돌 등 20여개 항목 평가 결과 총 92.5점을 획득해 1등급을 기록하기도 했다. 충돌 안전성은 60점 만점에 60점을 기록했고, 보행자안전성은 20점 만점에 13.94점, 사고예방안전성은 18.57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데일리메일은 “상체의 경우 에어백이 모두 작동해 위험을 모면했지만 하체 부분에 대한 보호는 제대로 갖춰져지 않았다”면서 “타이거 우즈가 다리와 발목 등에 복합골절 중상을 입은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차량의 안전성 논란과는 별도로 미국 시장에서 ‘우즈가 사고를 낸 차량’으로 기억되는 ‘낙인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우려이다. 특히 우즈가 이번 사고로 입은 부상 탓에 선수생활을 이어가지 못할 경우 ‘세기의 골프제왕을 은퇴시킨 차량’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여 현대차의 근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23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랜초 팔로스버디스 구역에서 발생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자동차 전복 사고 현장에서 우즈가 몰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트럭에 실려 이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