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바닷물 입자 스며들어 구조약화”

아파트 붕괴원인 진단…저층 주차장 특히 취약

침하 현상도 일조…지붕공사는 원인 아닐 것”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붕괴한 아파트 [AFP=연합뉴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붕괴한 아파트 [AFP=연합뉴스]

플로리다주 아파트 붕괴 참사와 관련해 지속적인 건물 침하와 함께 수십 년간 바닷물이 건물에 스며들었을 가능성도 사고의 원인일 수 있다는 미국 현지 구조공학 전문가의 평가가 나왔다.

사고가 난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위치한 구조공학 업체인 ‘블리스 앤드 니트레이’의 대표 폴 질리오는 철저한 과학수사와 평가가 진행 중이지만, 몇 가지가 붕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 보도했다.

그는 붕괴한 아파트의 설계에 자신이 관여하진 않았지만, 이 지역 구조공학자들이 사고와 관련해 전날 많은 시간 토론했다면서 우선 바닷물 입자를 지목했다.

붕괴한 아파트는 1981년에 지어진 것으로 해안가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다.

질리오는 특히 건물 저층에 있는 주차장이 이런 상황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고가 난 건물 외부를 보면 벽토와 방수제가 건물 자체의 구조적인 요소를 보호하고 있지만, 건물이 해안가에 있어서 저층 주차장은 비와 습도, 드나드는 차량은 물론 특히 바닷물에 의한 습기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가 매년 조금씩 침하한 현상도 붕괴 요소로 거론됐다.

앞서 플로리다국제대학교 지구환경대학의 시몬 브도빈스키 교수는 지난해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붕괴한 아파트가 1990년대부터 연간 2㎜씩 침하했다면서 통상적으로 건물이 이 정도 속도로 가라앉으면 구조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었다.

질리오는 이 현상이 붕괴에 일조했을 수 있다면서 “침하가 40년 동안 지속한다면 3인치 이상의 침하로 확실히 붕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진행한 지붕 공사가 사고 원인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지붕이 (먼저) 무너지더라도 그다음 층이 붕괴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질리오의 말을 종합하면 바닷물 등 습기와 침하 등이 오랜 시간 지속하면서 아파트 구조에 영향을 미쳐 붕괴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번 참사를 제외하고 지난 10년간 마이애미에서 두 번의 주요 붕괴 사고가 있었다며, 2018년 플로리다국제대학교에서 건설되던 보행자 다리 붕괴와 2012년 마이애미데이드 칼리지에 지어지던 6층짜리 주차장 사고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붕괴한 아파트가 40년이 됐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기존 사고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에 있는 건물은 40년이 됐을 때와 그 이후 10년마다 당국으로부터 안전성 재인증을 받아야 한다. 붕괴한 아파트도 검사를 앞두고 있었다.

질리오는 “이 규정은 명백히 인명 안전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