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소녀상 제막식 보러왔는데…”

역사학 강사 고현래씨, 애틀랜타 광복절 기념식 참석

“피해자 중심 해법에 찬성하지만 소녀상은 평가 유보”

지난 15일 애틀랜타한인회(회장 이홍기)가 주최한 제77주년 광복절 기념식에는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직접 보기 위해 일본에서 방문한 재일동포 고현래씨(41)가 참석해 주목받았다.

도쿄에 거주하는 고씨는 칸도가쿠잉(관동학원)대학에서 역사학을 가르치는 강사로 지미 카터 대통령 도서관에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애틀랜타를 방문했다가 소녀상 제막식이 열린다는 뉴스를 보고 이날 한인회관을 찾았다고 말했다.

재일동포 3세라고 자신을 소개한 고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미국에서 제막되는 역사적 순간을 함께 하기 (한인회관을) 찾았다”면서 “제막식이 취소됐다는 사실을 이곳에 와서야 알게 돼 실망했다”고 말했다.

역사학자로서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의견을 묻자 고씨는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일본의 전쟁 범죄가 피해자 중심의 해법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평화의 소녀상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겠다”고 전했다.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재일동포들의 생각에 대해서는 “사실 일본 내 반대 분위기가 높아 소녀상 문제가 거론될 때면 불편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소녀상에 대한 반대를 외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한일 관계가 조금 해빙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연 대표기자

고현래씨가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