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배우 켄 정 “백신 때문에 성불구?…헛소리”

한인 헐리우드 스타, 가수 니키 미나즈 “지인 고환 부었다” 주장 정면반박

“의학적 근거 전혀 없어”…올해 ‘아시안 명예의 전당’ 헌액자 10인에 선정

의사 출신의 헐리우드 스타 배우 켄 정(Ken Jeong, 한국명 정강조, 52)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최근 백신이 성불구를 일으켰다는 괴담으로 파장을 불러온 유명 팝스타 니키 미나즈의 SNS 발언을 두고 ‘의학적으로 틀렸다’며 일침을 놓았다.

지난 20일 CBS 방송 심야토크쇼  ‘더 레이트 레이트 쇼(The Late Late Show)’에 출연한 정은 진행자인 제임스 코든이 미나즈의 트윗을 빗대어 “코로나19 백신이 고환을 붓게 만들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의사인 아내와도 얘기해 봤지만 어떤 종류의 코로나19 백신도 그같은 증상을 초래하지 않는다”며 “사촌이든, 조카든, 친척이든 (백신은) 어느 누구의 고환도 붓게 하지 않는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미나즈에게 어떤 의학적 조언도 받지 말라”면서 자신은 “카디 비(Cardi B, 여성 래퍼)로부터 가끔 심장학(Cardiology)에 대한 조언을 얻곤 한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정은 배우가 되기 전 정식 의사 라이센스를 소지한 내과전문의였다.

세계적인 팝 스타이자 SNS 인플루언서인 미나즈는 지난주 “트리니다드에 있는 내 사촌은 백신을 안 맞겠다고 했는데, 이는 그의 친구가 백신을 접종받고 성기능 불구가 됐기 때문”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하면서 “친구의 고환이 부어 올라 몇 주 뒤 예정됐던 결혼식까지 취소하게 됐다”는 트윗을 날렸다. 해당 글은 11만회 이상 리트윗되며 논란을 일으켰고 결국 백악관까지 개입해 미나즈에게 백신 전문가와의 전화 상담을 제안하는 등 진화에 나서야 했다.

켄 정은 이날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를 강타한 델타 변이 확산 속에서 사람들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로 혼란에 빠져 있다며 의료계가 보다 정확한 정보 제공 등 확실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아시안 명예의 전당(Asian Hall of Fame)’의 헌액자로 선정된 사실에 대해서는 “너무나 영광이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며 겸손히 소감을 밝혔다.

아시아 명예의 전당은 아시아인의 우수성과 인종적 형평성을 치하하는 최고의 글로벌 조직으로 다양한 통로를 통해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를 멈추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올해 10명의 헌액자 명단에는 정 외에도 소프라노 조수미, 배우 브랜든 리(이소룡 아들) 등이 포함돼 있다.

그는 “아시안 혐오를 중단하기 위해 ‘쿵 풀루(kung-flu)’나 ‘차이나 바이러스’ 등의 말을 무기화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며 “팬데믹 상황이 진정세를 타고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 아시안계 미국인들에게도 일종의 평화가 찾아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승은 기자 eunice@atlantak.com

더 레이트 레이트 쇼에 출연한 켄 정 /CBS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