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워싱턴DC 인근 주택 폭발…한인 용의자 현장서 사망

56세 제임스 유씨, 이혼 후 은둔생활…경찰과 대치하다 집 폭파

2층 주택 산산 조각, 2마일 밖까지 폭발음…평소에 기이한 행동

용의자 제임스 유./Linkedin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카운티의 주택가 한복판에서 2층 주택이 산산조각나는 대형 폭발이 발생해 한인 용의자 제임스 유씨(56)가 현장에서 사망했다.

앤디 펜 알링턴 카운티 경찰서장은 5일 기자회견을 갖고 “전날 밤 유씨가 노스 벌링턴 스트리트 선상의 자택 안에서 조명탄 30발 이상을 발사해 경찰이 출동했다”면서 “용의자는 대치하던 경찰이 진입을 시도하자 총을 발사했으며,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집 내부에서 폭발이 발생해 집 전체가 산산이 부서지며 무너졌다”고 밝혔다.

지역 언론들에 따르면 경찰은 폭발을 우려해 폭파 전 가스 공급을 차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미 집안에 유출됐던 가스 탓에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는 한편 정확한 폭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펜 서장은 “폭발 후 현장을 수색하는 과정에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일부 유해를 발견했다”면서 “폭발로 인해 경찰관 3명이 가벼운 부상을 당했으며 이웃 가운데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사우스 알링턴에 거주하는 칼라 로드리게즈는 AP통신에 2마일 밖에서 폭발음을 들었다고 증언했고, 이웃 주민인 밥 메인스는 “거실에서 TV를 보는 도중 마치 지진처럼 집 전체가 울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폭스뉴스와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유씨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을 통해 자신을 퇴직한 국제통신기업의 보안 책임자라고 소개하며 반미 구호인 ‘F*** America’를 올리는 한편 “미국의 위선과 부패, 사기, 음모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유씨의 링크드인은 현재 모두 접근이 차단된 상태다.

그는 스스로를 ‘퇴임한 국제 통신 회사의 정보 및 보안 책임자’라고 소개했으며, ‘그들에게 옳은 일을 할 모든 기회를 줬음에도, 미국의 위선과 부패, 사기, 음모만을 보았을 뿐’이라고도 적었다.

NBC뉴스는 유씨가 2017년 이혼한 부인 스테파니(55)와 이혼 과정에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고 폭발이 발생한 알링턴과 매클린의 집 2채를 함께 소유했었다고 보도했다. 부부는 이혼 후 해당 주택을 모두 매각하기로 합의했지만 유씨는 알링턴 집 창문을 모두 알루미늄 포일로 가리고 집을 보러온 구매자를 흉기로 위협하기도 했다.

결국 이 집에서 혼자 은둔생활을 한 유씨는 전 부인을 ‘마녀'(witch)라고 불렀고 2018년에는 자신을 로체스터병원에 강제로 감금했다며 여동생과 전 부인 등 가족들에게 소송을 제기했다.

유씨는 가장 최근인 지난 1일 올린 포스팅에서 이웃들의 인종을 거론하며 “이것이 백인들이 다른 인종들을 7대1로 압도하며 미국에서 사치를 누리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연방수사국(FBI)의 데이비드 선드버그 요원은 “제임스 유는 이전에도 자신의 사기 피해자라며 FBI와 CIA 등에 여러 차례 불만을 접수했다”면서 “하지만 근거가 없어 수사 대상이 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유씨의 국적과 관련해 현재 한국 총영사관이 경찰 당국과 접촉 중이라고 밝혔지만 본보의 확인 결과 한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씨의 전 부인은 백인이고 이들 사이에는 20대 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연 대표기자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 주택의 폭발사건 현장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 주택의 폭발사건 현장 [워싱턴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