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명품시장, 아마존 vs 반아마존 구도

구찌·카르티에 등 명품브랜드, 아마존에 맞서 제휴

올해 580억 달러(한화 약 6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온라인 명품시장이 아마존 대 반 아마존 연합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 명품 브랜드 업체들이 연합 전선을 형성한 뒤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경쟁을 할 준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연합 전선의 구심점은 구찌를 소유한 커링 그룹과 카르티에와 파텍 필립 등 브랜드를 소유한 리시몽 그룹이다.

리시몽은 최근 중국 최대 인터넷 그룹 알리바바와 손을 잡고 명품 온라인 거래 플랫폼인 파페치에 11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리시몽과 알리바바는 파페치에 각각 3억 달러(약 3300억 원)를 투자하는 것 외에도 각각 2억5000만 달러(약 2770억 원)씩 출자해 ‘파페치 차이나’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커링은 이미 보유 중인 파페치 지분을 5000만 달러(약 554억 원) 늘렸다. 구찌와 카르티에 등 명품 브랜드가 파페치를 통해 연합한 셈이다.

파페치는 각종 명품을 세계 190개국의 소비자들에게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고 배송해 주는 플랫폼이다.

주목할 점은 제품을 소비자에 판매하는 과정에서 외부 업체와 손을 잡는 것을 꺼렸던 명품 브랜드가 알리바바를 비롯한 제삼자와 손을 잡았다는 것이다.

NYT는 이 같은 움직임은 아마존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각각의 브랜드들이 아마존을 상대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몸집을 불리는 전술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 경영대 교수는 “2차 세계대전 때 각국은 독자적으로 독일을 상대할 수 없었기 때문에 힘을 합친 것”이라며 “명품 브랜드의 진짜 적은 아마존”이라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아직 본격적으로 명품 거래에 뛰어들지 않았지만, 패션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아마존의 온라인 명품거래 진출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현재 온라인 명품거래 시장은 급속도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 명품시장 규모는 5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390억 달러)보다 49%나 늘어난 수치다.

영국의 카르티에 매장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