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에 우울한 성탄 연휴…신규확진 18만명·예배 줄취소

뉴욕주, 하루 4만4천 명 확진…필수업종 근로자 격리 기간 단축

워싱턴대성당 연초까지 대면행사 취소…온라인·야외예배 변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미국이 작년에 이어 올해 2년째 우울한 성탄절 연휴를 보내고 있다.

미국의 하루 평균 코로나 신규 감염자수는 18만 명을 넘었고, 주요 도시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면서 성탄절 기념 예배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온라인 예배로 대체됐다.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3일 기준으로 1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18만6645명을 기록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 어느 변이보다 빠른 전염 속도를 보이면서 미국에 첫 환자가 나온 지 3주 만에 50개 주 전체로 퍼지며 우세종이 됐다.

코로나19 신규 환자의 후행 지표인 입원 환자와 사망자도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그렸다.

23일 기준 미국 전체 입원 환자는 7만 명(NYT 집계치)에 육박했고 하루 평균 사망자(WP 집계치)는 1353명으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6.1% 늘었다.

존스홉킨스대학은 코로나 사태 이후 누적 확진자가 5189만 명으로 집계됐고, 총 사망자가 81만 명을 넘었다고 전했다.

뉴욕주에서는 코로나 검사에 속도를 내면서 하루 만에 4만4000여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이는 23일 발표치인 3만8835명과 비교해 14% 증가한 것이다.

캐시 호컬 주지사는 무더기 감염 사태에 대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오미크론은 매우 전염성이 강한 변이”라고 말했다.

뉴욕주는 오미크론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 위생, 식료품업 종사자와 약국과 식당 종업원 등 필수 업종 근로자들의 격리 기간을 현행 10일에서 5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들 근로자는 코로나 양성 판정 이후 증상이 없거나 완화될 경우 격리 5일 뒤에 업무에 복귀할 수 있다.

대형 유람선 내 코로나 감염 사태도 계속됐다.

미국 크루즈 업체 로열캐러비언의 유람선 2곳에서 수십 명이 코로나에 잇따라 감염된 데 이어 크루즈 선사 카니발이 운영하는 ‘카니발 프리덤’호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카니발은 성명에서 코로나 환자는 소수라고 밝혔지만, 유람선 경유지인 카리브해 섬 두 곳에서 입항이 금지됐다고 발표했다.

오미크론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성탄절 기념 예배도 곳곳에서 취소됐다.

AP 통신은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수많은 교회와 성당이 크리스마스 대면 예배를 취소했다”며 “목사와 신도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탄절 예배를 취소하거나 축소한 종교 시설에는 수도 워싱턴 DC의 워싱턴 국립 대성당, 뉴욕 성공회 교구의 세인트 존 더 디바인교회, 보스턴의 유서 깊은 올드 사우스교회 등이 포함됐다.

대면 예배를 취소한 교회와 성당은 온라인 행사로 전환했고, 일부 교회는 마스크 착용과 백신 증명서 제출 등 방역 요건을 강화해 야외 예배를 열기로 했다.

워싱턴 국립 대성당의 성탄절 예배에는 통상 1만5천여 명이 모이지만, 성당 측은 내년 1월 9일까지 예배나 방문이 허용되지 않으며 온라인으로만 기념 의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올드 사우스교회는 성명에서 “많은 신도가 크리스마스 전야 예배에 참석해왔지만, 올해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예배 취소가 얼마나 실망스러운 일인지 알고 있다”며 신도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워싱턴 국립대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