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제임스 웹’ 25년만에 우주로

허블 직경의 2배 넘는 거대 망원경으로 130억년 우주 탐구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미국 항공우주국 홈페이지 갈무리)

지금껏 우주의 비밀을 밝혀주던 허블보다 100배 더 관측능력이 큰 것으로 알려진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이 드디어 우주를 향해 날아오른다.

항공우주국(NASA)은 25일에 프랑스령 기아나 유럽 우주센터에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발사한다고 발표했다.

JWST는 지구를 떠나 150만㎞ 지점에 도달, 영하 223℃의 우주에서 최장 10년의 임무를 시작하게 된다.

◇130억년전의 우주 초기의 비밀을 탐구한다

햇빛이 산란되어 보이는 노을처럼 지구의 대기는 일부 파장대를 제외한 빛(전자기파)을 상당한 수준으로 흡수, 산란, 차단한다. 그러므로 우주에 가면 지구보다 더 많은 것을 대기의 방해 없이 그대로 볼 수 있다.

특히 적외선의 대부분은 대기에 흡수되어 지상관측이 어렵다. JWST는 이 적외선 파장대를 포착한다. 특히 우주 멀리서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에서 나온 빛은 더 붉어지는 경향이 있다. 적외선 영역에서 더 먼 곳에서 오는 약 130억년 전 초기 우주의 정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JWST의 주경은 선배격인 허블 우주망원경(2.4m)보다 2배 이상 큰 6.5m로 금이 코팅된 18개의 거울이 연결되어 있다. 거울은 약 48.2g의 금이 100나노미터(1000만분의 1미터) 두께로 코팅된 베릴륨으로 만들어졌다.

주로 가시광선과 그 인근 대역을 감지하는 허블 망원경보다, JWST는 더 붉은 빛을 큰 거울로 본다. 허블보다 더 깊고 오래된 우주를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것이다.

JWST는 지구와 태양의 중력과 위성의 원심력이 상쇄되는 라그랑주점(L2)에 머물면서, 낮밤없이 태양 빛의 방해를 받지 않고 우주를 5~10년간 살필 예정이다.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약 6개월 후부터 영상을 생산해낼 수 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거대한 크기 때문에 접혀진 상태에서 발사되어 우주에서 펼쳐진다. 금색은 망원경, 분홍색은 적외선 차폐막 등. (미국 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 갈무리) 2021.12.24 /뉴스1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거대한 크기 때문에 접혀진 상태에서 발사되어 우주에서 펼쳐진다. 금색은 망원경, 분홍색은 적외선 차폐막 등.  (미국 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 갈무리) 2021.12.24 /뉴스1

◇5억 달러 예산이 25년 지체되며 100억 달러로…’파란만장’ JWST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약 10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된 대형 우주과학 프로젝트다. 1990년 허블 우주 망원경이 발사된 후, JWST는 후속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1996년 본격적인 사업 구상에 들어간 JWST 프로젝트는 원래는 2007년 발사 예정이었다. 이후 본격적인 예산 투입에 들어가면서 2010년 발사로 목표가 수정됐다. 하지만, 사업이 지속되며 추가 비용이 필요해졌고, 사양을 비롯한 사업 검토가 이뤄지며 2008년 발사는 2014년 이후로 미뤄졌다. 초기 계획에서는 5억 달러 규모였던 사업은 이때 51억 달러 규모로 10배가량 불어나게 된다.

2011년 미 하원에서는 JWST의 일정 지연 등 관리 부실과 늘어난 예산을 이유로 프로젝트 취소를 결정한다. 이에 미국 천문학계를 중심으로 한 국제적 반발이 이어졌고, 결국 JWST는 기사회생을 할 수 있게 됐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일정 지연과 추가 예산 투입이 반복됐고, 처음 5억 달러 규모의 투자액이 100억 달러 규모로 불어나게 됐다.

한편, 2021년 초 JWST의 이름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JWST는 제임스 웹(James Webb) 제2대 NASA 국장의 이름을 따왔다. 지난 3월 4명의 과학자들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제임스 웹이 재임 당시 성소수자 탄압에 가담했다고 주장하고 청원을 진행했다. NASA는 지난 10월 조사를 진행했으나, 제기된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이름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