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70도’ 지켜라…코로나19 백신 운송 대작전

30일까지 초저온 유지 특수제작 용기에 실어…GPS 등 특수장치 부착

벨기에→영국 ‘매우 쉬운 운송’…인프라 열악 아프리카 운송지연 우려

백신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맞서려면 안전 운송이라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운송의 핵심은 ‘극 저온 사수’다.

8일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접종이 시작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벨기에 북부 퓌르스의 공장에서 생산된 후 영하 70도 이하에서 보관됐다.

이를 위해 손으로 들 수 있는 여행가방 2개 크기의 특수제작된 보온용기에 실려 배송됐다. 이 용기는 드라이아이스가 계속 보충되면 최대 30일까지 영하 70도를 유지할 수 있다.

5도즈 분량의 백신을 담은 유리병들을 트레이에 담아 보온용기에 피자상자처럼 쌓고 그 위를 드라이아이스 조각으로 덮으면 총 5천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분)가 들어간다고 WSJ는 설명했다.

보온용기에는 화이자 통제센터에 백신 상태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휴대전화 크기의 특수장치도 부착됐다.

이 장치는 보온용기 내부 온도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한 위치는 물론 용기 개봉여부도 알려준다.

영국 접종을 위해 민간운송업체 트럭들이 백신 용기를 싣고 퓌르스에서부터 프랑스 북부 코켈레로까지 약 200㎞를 이동했다. 여기서 유로터널을 지나는 화물열차에 실려 도버해협을 건너 영국 포크스턴에 도착했다.

WSJ은 벨기에서 영국까지 백신운송은 매우 쉬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백신이 코로나19 대유행을 진정시키려면 세계 곳곳에 백신이 전달돼야 하는데 아프리카 등 기반시설이 열악하고 통치가 불안정한 지역에선 운송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코로나19 백신도 운송시 온도 유지가 중요하다.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보단 낫지만, 영하 20도에서 운송·보관돼야 한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과 다른 방식으로 개발된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은 온도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지만 그래도 냉장보관이 필요하다.

운송수단 확보도 문제다.

유럽 내 백신운송은 대체로 트럭이 맡겠지만 이외 대륙으로 운송은 항공기가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전 세계 인구가 1번씩 맞을 수 있는 분량인 78억 도즈의 백신을 운송하려면 보잉 747 화물기 8천기를 꽉 채워야 한다고 밝혔다.

화이자 글로벌서플라이 부문 대표 마이크 맥더모트는 “화이자는 그간 트럭과 비행기, 선박을 이용해 (백신을) 운송해왔다”면서 “영국으로 배송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잘 이뤄졌으며 우리는 (백신운송에) 상당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 퓌르스의 화이자 공장에서 4일(현지시간) 한 직원이 드라이아이스로 작업하고 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