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업체 모두 문닫아라”

뚜껑 열어보니 또 ‘정반대 결과’…응답자 급감이 원인

3일 실시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압도적 우위’를 예상했던 각종 여론조사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내 여론조사를 종합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와 파이브서티에이트(538) 등에 따르면 선거일 직전 여론조사들은 공통적으로 바이든 후보의 낙승을 예상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지난달 25일~이달 2일까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평균 7.2%포인트(p) 차이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브서티에이트도 바이든 후보가 5%p 격차로 우세하며,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를 잃어도 위스콘신과 같은 중북부 지역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파이브서티에이트는 바이든 후보가 백악관의 주인이 될 가능성을 89%로, 트럼프 대통령은 10%로 봤다.

하지만 현재 출구조사와 개표 상황은 정반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에서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고 주요 경합주인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주 등에서 모두 우세를 보이고 있다.

만약 이같은 추세가 모든 개표가 완료될 때까지 유지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난히 재선에 성공할 수 있다.

여론조사 기관 입장에서는 4년 전 악몽이 재현되는 셈이다. 2016년 대선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승리가 예상됐었고, 단순 득표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앞섰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밀리면서 낙선했다.

살바토르 버본스 호주 시드니대학 미국 정치사회학자는 최근 여론조사 기관에 응답하는 유권자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부정확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버본스 교수는 “휴대폰이 일반화된 시대에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 오는 전화를 받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퓨리서치센터는 응답률이 20년 전 36%에서 지금은 6%로 급락했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버본스 교수는 “대형 상업 여론조사 기관은 응답률을 보통 밝히지 않지만 업계에 따르면 약 3%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는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엔 너무 적은 표본”이라고 설명했다.

버본스 교수는 또 “이번 선거에서 1억2000만표가 넘는 대다수 투표가 사전 투표이기 때문에 출구조사도 거의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향후 여론조사 예측은 현실과 점점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