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 사망…”KBS와 수사당국이 죽였다”

26일 차량안에서 숨진채 발견…극단적 선택 결론

룸살롱 마담 진술에만 의존…피의사실 공표까지

KBS, 단독보도 빌미로 사생활 담긴 녹취록 방송

아카데미상 작품상과 칸영화제 대상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과 힐링 드라마로 알려진 ‘나의 아저씨’ 등에 출연했던 배우 이선균이 지난 26일 오전(한국시간)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에 세워진 차량 안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향년 48세.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자신의 차량 안에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유족의 뜻에 따라 부검을 하지 않기로 했으며 이씨의 빈소는 서울대학교 병원에 마련됐다. 고인의 빈소에는 영화계 관계자와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씨는 지난 10월 인천경찰청에 의해 마약혐의로 내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한 지역 매체에 공개되면서 2개월간 수모를 겪어왔다. 경찰은 이씨가 서울 강남의 일명 ‘텐프로’ 룸살롱 마담인 김남희(29)로부터 마약을 공급받아 5차례에 걸쳐 투약했다며 수사를 펼쳤지만 이씨는 모든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김남희는 이 과정에서 이씨를 협박해 3억5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고, 이씨는 3차례에 걸친 수사 과정에서 계속 결백을 주장해 왔다. 특히 마약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지만 경찰은 “신종 마약은 음성이 나올 수도 있다”는 어이없는 논리로 지난 23일에도 19시간 동안 밤샘조사를 했고, 결국 고인은 조사 3일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은 별다는 물증 없이 마약 등 전과 6범인 김남희의 진술에만 의존해 이씨와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에 대한 먀약 수사를 시작했고, 결국 지드래곤은 무혐의 처리됐다. 또한 이들에 대한 피의사실이 유출된 시점이 서울 강서구청장 참패와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발의 등 현 정권의 악재가 이어지던 시기여서 모종의 음모론까지 제기됐었다.

이씨가 이같은 선택을 한데는 언론의 ‘몰아가기식’보도도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공영방송이라는 KBS는 24일 단독보도라며 이씨와 김남희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사건과 관련된 내용 대신 두 사람의 사적인 대화가 담긴 내용을 공개하며 결과적으로 ‘캐릭터 살인’을 했고, 방송 이틀뒤 이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MBC 이선영 아나운서는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유흥업소 실장이라는 사람과 나눈 은밀한 대화를 보도한 것이 어떤 사람의 인생을 난도하는 것 외에 어떤 뉴스가치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은 27일 열린 국회 김홍일 방송위원장 후보 청문회에서도 이어졌다. 여당 의원들까지 KBS의 보도 태도를 지적했고, 김홍인 후보도 “이같은 보도에는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KBS의 보도에 대해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는 보도를 한 윤아림 기자와 KBS의 행태를 비판하는 글과 함께 “수신료가 아깝다”, 거나 “조사도 하기 전에 언론에 흐린 검경과 도넘는 보도를 한 언론이 합작한 사회적 타살”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에 배우 이선균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One thought on “배우 이선균 사망…”KBS와 수사당국이 죽였다”

  1. 이젠 기사를 확인제대로 하고 뽑는겁니까? 이선균 수사는 검경수사권조정(문재인 당시 결정)으로 검찰은 아예 수사를 못함! 그리고 이번사건도 검찰은 일체 수사를 안했음! 그런데 뭐? 검경이 어쨎다구? 가짜뉴스 왜 하는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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