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어 한국도 ‘브러싱 스캠’…수상한 소포 소동

경찰, 관계당국 성분분석 결과 따라 수사 여부 결정키로

제주시 한 주택에 배송된 정체불명 소포
한국 제주시 한 주택에 배송된 정체불명 소포/연합뉴스
미국 오하이오주 한 가정에 배달된 중국발 우편물. 전형적인 브러싱 스캠 소포이다./현지방송 WMNO-TV 캡처

 

주문한 적 없는 수상한 우편물이 해외에서 배송됐다는 신고가 21일 하루에만 한국 각지에서 1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에 이어 ‘브러싱 스캠’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한국시간) 한국 경찰 등에 따르면 대만 등에서 배송된 수상한 소포에 대한 112 신고가 21일 하루 전국에서 총 987건 접수됐다. 이후에도 유사한 소포가 배달됐다는 신고가 전국에서 계속되고 있어 신고 접수 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소포에는 립밤 등 저렴한 물건이 무작위로 들어 있거나 아예 비어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관계 당국의 성분분석 결과에 따라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울산에서 지난 20일 한 장애인복지시설에 기체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배달된 것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유사한 신고가 이어졌다.

21일에는 명동 중앙우체국에서도 유사한 소포가 발견돼 건물 안에 있던 1700여 명이 한꺼번에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노란색이나 검은색 우편 봉투에 ‘CHUNGHWA POST’, 발신지로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이 적힌 소포를 발견하면 열어보지 말고 즉시 가까운 경찰관서나 112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의 대만대표부는 “해당 소포는 중국에서 발송돼 대만을 경유해 한국으로 배달된 것”이라며 “대만발 소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에서 발송된 소포 안에서 정체 모를 씨앗이나 싸구려 물품이 들어 있어 당국이 조사에 나섰고 이같은 소포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우정국(USPS)은 이같은 소포가 아마존 등 전자 상거래 사이트에서 물건을 판매하고 있는 중국의 외부 판매자(third party seller)들이 좋은 리뷰를 받기 위해 주문도 하지 않은 물품을 무작위로 배송하는 ‘브러싱 스캠’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불법적으로 유출된 개인 정보를 이용해 소포를 발송한 뒤 발송에 이용한 트래킹 정보를 이용해 자사 직원을 시켜 아마존 등에 긍정적인 리뷰를 남기고 있다. 아마존은 판매자가 소포 트래킹 번호를 등록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난 다음 리뷰를 남길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 연합뉴스

유해 의심 국제우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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