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미국 여행의 일번지 샌프란시스코 ③

잊지 못할 100년도 더 된 포드 승용차 체험

팬데믹 이후 전 세계 관광지를 휩쓸고 있는 것은 미국인들이다.

유럽에도 미국인이 넘쳐나고 있으며, 한국으로도 많은 미국인이 들어오고 있다.

미국인들이 쉽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은 일찌감치 발달한 항공 산업 덕분인지도 모른다.

미국은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발명부터 시작해 찰스 린드버그의 대서양 횡단 등 어떤 나라보다 항공 발전이 빨랐다.

당연히 그 혜택을 봐 온 것은 국민들이다. 넓은 땅덩어리 탓에 철로 부설도 힘들어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한 국가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 [사진/성연재 기자]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 [사진/성연재 기자]

 

이번 샌프란시스코 일정에 유나이티드항공을 이용했다.

미국 3대 항공사 가운데 하나인 유나이티드 항공은 1926년 월터 바니가 세운 바니 항공(Varney Airlines) 회사로 시작됐다.

항공 우편배달 업무가 주 업무였던 이 회사를 1927년 보잉 항공기 회사 설립자인 윌리엄 보잉이 사들여 지금에 이르렀다.

유나이티드는 항공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회사 가운데 하나다.

루프트한자, 타이항공, 스칸디나비아 항공과 함께 최초의 항공 동맹인 스타얼라이언스를 창립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팬데믹 시절 전 세계 항공사 조종사들이 대거 실직할 때 단 1명의 조종사도 해고하지 않았다.

덕분에 팬데믹이 끝난 뒤 회복세가 가장 빠른 편에 속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나이티드항공은 6월부터 인천-샌프란시스코 항공편을 두배로 늘렸다.

최근 한미 양국의 우호적인 분위기도 단단히 한몫 했다는 소문이다.

이 때문인지 이 노선은 연일 만석 행진을 기록 중이다.

팬데믹 이후 대륙 간 항공편이 가뜩이나 부족한 형편에서 이번 유나이티드의 증편 덕을 우리 국민들도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행기에서 만난 모자 [사진/성연재 기자]

비행기에서 만난 모자 [사진/성연재 기자]

◇ 샌프란시스코 직항, 하루 2편의 편리한 스케줄

샌프란시스코까지의 항공편은 유나이티드항공(www.united.com)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

인천공항에서 태평양을 날아 샌프란시스코 공항까지 바로 가는 데다 하루 두 편이나 있어 매우 편리하다.

여행이 직업인 업무 특성상 출장을 다녀오면 유독 애착이 가는 사진이 한두장 남는다.

이번에는 그 사진이 유나이티드 항공 여객기 내부에서 촬영한 것이었다.

스트레칭을 위해 기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비즈니스석 맨 앞자리에서 평온하게 잠들었던 한 아시아계 어린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3∼4살가량의 남아가 잠든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 자연스럽고 따스해 보였다.

급히 자리에서 카메라를 들고 와 어머니에게 양해를 구한 뒤 사진을 한 장 찍었다.

1-2-1 배열의 비즈니스석 가운데 붙어 있는 자리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커플에게 인기가 높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 운항을 6월부터 2배인 하루 2편으로 늘렸지만,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비즈니스석이었다.

샌프란시스코 폴라리스라운지 [사진/성연재 기자]

샌프란시스코 폴라리스라운지 [사진/성연재 기자]

빈자리가 전혀 없었다. 이런 현상은 팬데믹 이후 두드러지고 있다.

항공사마다 비즈니스석부터 동이 난다고 한다.

기자가 탔던 항공편도 비즈니스석과 프리미엄 플러스 이코노미석, 이코노미 플러스 등의 좌석이 항공기 전체 좌석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유나이티드는 비즈니스석을 뜻하는 ‘폴라리스’ 승객들을 위해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렸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폴라리스 라운지의 경우 다양한 형태의 좌석들이 있었는데, 마치 독서실처럼 높은 칸막이를 친 좌석은 두툼한 쿠션 바닥이 무척이나 편리하다.

칵테일라운지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고, 음식 수준도 꽤 높다.

금문교 밑에 선 포드 T4

금문교 밑에 선 포드 T4

◇ 100년도 더 된 포드 승용차에 올라타다

숙소를 나서다 약 100년 전 생산된 헨리 포드의 T4 모델 10여대가 지나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포드 T4 모델 10여대가 줄지어 금문교로 향하고 있었다.

호기심이 발동해 순간 손을 흔들었더니 한 대가 선다.

“동양에서 온 여행자를 한번 태워줄 수 있겠느냐”는 말에 그는 흔쾌히 오케이를 했고, 냉큼 옆자리에 올라탔다.

신기한 느낌이었다. 차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차 위에 얹혀 달리고 있는 듯했다.

마치 마차 위의 좌석에 앉은 것 같았다.

포드 T4는 1908년부터 1927년까지 약 1천500만대가 생산돼 국민차로 자리 잡았던 차다.

포드 T4의 대량 생산은 컨베이어 벨트 조립공정 시스템의 개발 덕분이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무려 100년 전에 생산된 포드 T4 모델에 앉아 풍광 좋은 샌프란시스코의 프레시디오 지역을 훑고 다니다니 횡재도 보통 횡재가 아니었다. 시속 60km 이상으로 달릴 때는 솔직히 약간 겁도 났다.

금문교 밑에 선 포드 T4

금문교 밑에 선 포드 T4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할지도 걱정이 됐다.

그러나 1시간가량 차에 타고 이런저런 설명을 들으니 그런 불안감은 씻은 듯 사라졌다.

골동품 승용차를 마주친 주민들은 가는 곳마다 손뼉을 치거나 환호성을 질렀다.

얼떨결에 올라탄 필자도 마치 대단한 퍼레이드의 한 일원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알고 보니 이들은 샌프란시스코 근교의 한 골동품 자동차 커뮤니티인 ‘말 없는 마차'(Horseless Carriage)의 회원들이었다.

Horseless carriage는 자동차의 초기 이름이다.

자동차가 발명되기 전에는 주로 말이 끄는 마차가 주된 교통수단이었고, 말 없는 마차인 자동차가 등장하자 이런 이름을 얻은 것이다.

그들은 프레시디오 일원을 달리다가 금문교 아래 포트 포인트에 주차한 뒤 교류했다.

가끔 몇 달에 한 번 정도 이렇게 퍼레이드를 벌인다는 것이다.

자동차의 왕국인 미국의 참모습을 본 것 같은 느낌이어서 무척이나 뿌듯했다.

그는 집에 또 다른 골동품 모델이 있다며 다른 모델들도 보여줬다.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그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돌아 나왔다.

100년의 세월을 거슬러 여행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자동차 나이가 100살'

‘자동차 나이가 100살’

◇ 렌터카 여행

렌터카는 버젯렌터카(www.budget.co.kr)에서 빌렸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리면 렌터카 회사들이 몰려있는 건물로 전철을 타고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버젯렌터카는 지점도 많고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차를 반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많은 지점을 보유한 버젯렌터카를 이용하면 더욱 편리하다.

버젯렌터카는 국내에서도 예약할 수 있다.

차량 렌트 시 GPS 사용 여부를 묻는데 필요없다고 말하는 것이 좋다.

미국의 렌터카 내비게이션보다 구글 맵을 이용해 길을 찾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웬만하면 지명으로 다 검색이 되니 따로 ZIP 코드나 좌표를 입력할 필요도 없다.

미국은 차량 진행 방향이 같아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당황하는 것은 빨간색으로 된 ‘STOP'(멈춤) 표지판이다. 언제 서야 할지 그리고 움직여야 할지 헷갈린다. 사거리에 신호등이 없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요세미티로 향하던 길에서

요세미티로 향하던 길에서

빨간색 멈춤 표시가 있는 곳에 반드시 한 번 정차한 뒤 차를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그리고 운전할 때 다른 운전자들의 모습을 잘 지켜보면 자신의 차례가 언제인지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멈춤 표시가 있는 사거리에서 출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면, 방향마다 번갈아가며 차량이 출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에 피셔맨스 워프가 있다면 몬터레이 베이에는 올드 피셔맨스 워프가 있다.

차량은 피셔맨스 워프 워터프론트(Fisherman’s Wharf Waterfront) 주차장에 주차한 뒤 움직이면 편리하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식당은 올드 피셔맨스 그로토(Old Fishermen’s Grotto)다.

샌프란시스코의 클램차우더보다 더 맛있다는 평가가 있다.

샌프란시스코공항의 버젯렌터카 창구

샌프란시스코공항의 버젯렌터카 창구

클램차우더와 코코넛쉬림프가 인기 메뉴다.

태평양 해안 하이웨이 원 고속도로의 빅스비 해변은 드나들 때 도로가 1개 차선뿐이어서 양보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도로가 좁아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