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설·물자 부족으로 ‘혼란의 도가니’

지방정부는 각종 모임 규제하고 공공장소 폐쇄

연방정부, 뒤늦게 재정부양안 내놓으며 안간힘

 

중국을 제치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최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에서 병원 시설과 의료 물자 부족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근거도 없이 확진자 수가 곧 제로(0)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질병 대응 준비를 적극적으로 막아 이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의료기관이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등 기본 장비를 현재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군인들을 소총 없이 전쟁에 내보내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 핫스팟 지역 병원들 환자 수용 난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특히 미국 내 코로나 확산의 중심축인 뉴욕주의 뉴욕이나 워싱턴주의 시애틀 등 핫스팟에 위치한 병원들은 시설 부족으로 인해 아수라장이다.

이들 지역의 병원에서는 일부 환자들을 외부 시설로 옮기고, 구급차를 우회시키고, 시신을 냉장 트럭에 싣고 있다.

물자 부족도 문제다. 미국 국무부는 외국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퇴치 지원 물자를 보내면서 코로나19와 싸우는 데 필수적인 마스크나 다른 장비들을 포함시키지 않아 체면을 구겼다. 이에 대해 국무부 산하 해외원조자원국의 짐 리처드슨 국장은 마스크 등 필수 장비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인정했다.

◇ 미국 내 각 도시들, 모임 규제하고 공공장소 폐쇄

미국 내 각 주의 도시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공공장소에서 시민들이 모이는 것을 막는 각종 규칙을 제정하고 있다.

시카고에서는 조깅 코스로 유명한 레이크 프런트 트레일과 해변이 폐쇄됐다. 뉴욕 경찰청은 시민들의 모임 단속을 실시했다.

미국 정부는 전국의 카운티를 고위험군, 중위험군, 저위험군으로 분류하는 지침을 내릴 계획이다. 주 당국과 지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 조치 강화나 완화 여부 결정을 돕기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CDC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Fox New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