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민 “인종 불안 덜 느낀다”

불법이민자에 우호적 응답 늘고, 부정적의견은 줄어

트럼프, 인종혐오 백인 보수층서 인기…지지율 상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대선과 달리, 2020년 대선에서 ‘인종 정체성’ 마케팅을 활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9일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지난달 17~22일 미국 성인 남녀 44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 결과 올해 미국인들은 이전보다 인종 갈등에 대한 불안을 덜 표출하고,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들에 더 많은 공감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결과 불법이민자에 시민권 부여를 찬성하는 백인 응답자 비율은 지난 2015년 1월 여론조사 때보다 19%포인트(p) 더 오른 반면, 이민자들을 더 많이 추방해야 한다고 보는 응답자 비율은 4%p 하락했다.

‘미국은 유럽백인(White European)이라는 유산을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백인 비율은 29%에 불과해, 지난해 8월과 2017년 8월 때보다 각각 9%p, 7%p씩 낮아졌다.

또 흑인과 백인이 평등하거나 흑인이 백인보다 더 우월하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자 중 82%가 2020년 대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는 백인이 흑인보다 더 우월하다고 답한 응답자들이 투표에 관심을 보인 비율보다 7%p가 더 높았다.

이는 2016년 대선 당시 흑인혐오 감정을 가진 미국인들이 더 강한 투표 성향을 보여줬던 때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빈센트 허칭스 미시간대 교수는 여론 조사 결과에 대해 “인종적 자유주의자들이 편견이 있는 사람보다 더 활발하다는 징후”라며 “이는 민주당에 좋은 소식이지만 공화당에는 나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노동자 계층 보수주의자들에게 여전히 인기가 많다. 백인 공화당원 중 트럼프 대통령의 업무수행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상승했고 멕시코 국경장벽 확장에 대한 지지율도 지난해 75%에서 올해 82%로 상승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민주당 소속 진보성향 비(非)백인 여성 하원의원들을 향해 “당신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등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멕시코인을 ‘살인자’와 ‘성폭행범’으로 부르고 지난해에는 불법이민을 침략으로 규정하는 등 중남미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표출했었다.

지난달 노크로스에서 열린 추방작전 반대시위 모습. /Brenda Lopez Romero office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