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령 푸에르토리코, 5년 만에 파산 상태 벗어나

지난 1월 채무 재조정안 승인에 따라 채무 상환 재개

푸에르토리코 의사당 앞 깃발
푸에르토리코 의사당 앞 깃발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가 15일을 기해 파산 상태에서 공식적으로 벗어나게 됐다고 AP·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2017년 파산보호를 신청한 지 5년 만으로, 이에 따라 푸에르토리코 정부는 2015년 디폴트(채무 불이행) 선언 7년 만에 채권자들에 대한 상환을 재개하게 된다.

연방 의회 산하 푸에르토리코 재정관리감독위원회의 나탈리 재러스코 위원장은 AP통신에 푸에르토리코의 파산 탈출이 “의미 있는 성공”이라고 표현하며 “파산 상태에 머무는 것은 여러 면에서 푸에르토리코 경제에 걸림돌이 됐다”고 말했다.

수십 년간 누적된 부패와 부실 경영, 과도한 차입 등이 푸에르토리코의 부채 위기를 낳았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푸에르토리코 자치정부는 미 연방 위원회의 관리·감독 아래 위기 탈출을 위한 자구책을 모색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결국 2년 후인 2017년 5월 파산보호 신청을 하게 됐다. 미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대 규모의 파산이었다.

곧이어 푸에르토리코를 덮친 허리케인 마리아는 위기를 더욱 키웠고 연이은 지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이번 파산 탈출은 지난 1월 미국 법원이 푸에르토리코의 채무를 일부 삭감하는 채무 재조정안을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오랜 협상 끝에 승인된 재조정 계획에 따라 푸에르토리코 정부의 채무 중 330억달러(약 41조원)가 74억달러(약 9조원)로 삭감됐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채무 부담이 줄면서 푸에르토리코는 경제 성장과 전력망 강화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푸에르토리코의 빈곤율은 44%에 달하며, 주민들이 잦은 정전과 비싼 전기요금으로 신음해 왔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