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한국서 최악의 실적 이유는?

SUV 선호도 높은데 유독 약세…서비스-부품조달 등 강화 나서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도 불구하고 캠핑, 차박(차+숙박) 등 야외활동 인구가 증가하면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지만 고급 SUV 브랜드 랜드로버가 부진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1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랜드로버는 올해 1~5월 1162대를 판매했다.

랜드로버는 지난 2011년 한국 시장에서 1383대를 판매하면서 성장세를 보였다. 2016년에는 1만601대를 판매해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2017년(1만601대), 2018년(1만1772대)까지 3년 연속 1만대 이상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고급 SUV 시장을 선도했다.

특히 수입차 중 1억원 이상 고급차 판매량에서도 같은 기간 동안 메르세데스-벤츠, BMW에 이어 최다 판매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9년(7713대)부터 판매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판매량의 절반 수준인 4801대 판매에 그쳤다. 특히 올해 5월 판매량은 97대로 2016년 이후 월간으로는 처음으로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

1억원 이상 고급차 시장에서도 2019년부터 포르쉐에 3위를 넘겨줬다.

최근 5년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는 SUV 성장세가 뚜렷하다. 2017년 7만368대, 2018년 8만1166대, 2019년 8만6863대로 해마다 판매량이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0만9486대를 판매해 최근 5년간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해도 1~5월에만 5만2467대가 판매됐다.

지프의 경우, 레니게이드, 그랜드체로키 등을 앞세워 판매량이 크게 증가해 지난 2019년(1만251대) 이후 다시 한번 1만대 클럽 재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1~5월에는 4793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69.7% 증가했다. 포드도 익스플로러 등 SUV 라인업을 강화해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SUV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는데도 랜드로버의 판매 부진은 지속하고 있다. 랜드로버는 올해 판매 부진을 떨쳐내고 국내시장에서 재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시장의 특성에 맞춘 △신차 출시(Product) △고객 혜택 강화를 위한 신가격 정책(Price)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피비 프로(Pivi Pro) 적용 △친환경 시대를 위한 새로운 파워트레인(Powertrain) 정책 등 4P 전략을 발표했다.

랜드로버는 LG전자와 손잡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피비 프로(Pivi Pro)를 개발했고, 수입차 최초로 SK텔레콤과 협업을 통해 ‘T맵’ 내비게이션을 내장했다.

또 올 뉴 디펜더 90, 디스커버리 스포츠 2021년형,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2021년형 등 신차를 출시하면서 마일드 하이브리드 디젤을 탑재해 친환경적인 면을 강화했다.

특히 그동안 서비스에 대해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영업 및 서비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제품 및 브랜드, 금융 및 판매, 기술 교육 등 9개의 전문 분야의 교육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대표이사로 취임한 로빈 콜건 대표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서비스를 맡기기 위한 대기시간이 길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서비스 프로세스를 바꾸고 (고객의) 대기시간을 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품과 관련해서는 예전에는 이슈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온 이후 좋아졌다”며 “전담팀을 운영하면서 대응하고 있고, 현재 데이터를 보면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로빈 콜건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