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 동포 2명 출마했지만 인도계 지지는 저조”

WP 보도…친민주 성향 인도계, 공화 라마스와미·헤일리와 거리두기

2020년 대선 때 인도계 74% 바이든에 투표…공화 이민자 배척 반감

내년 미국 대선에 인도계 미국인이 두 명이나 출마했지만 정작 인도계 유권자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 보도했다.

인도계 대선 주자는 공화당 경선에 뛰어든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와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다.

라마스와미의 부모는 인도 남부 케랄라주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으며 1985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그를 낳았다.

인도계 미국인들은 이 둘의 대선 출마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일부는 자부심도 느끼지만, 대부분이 민주당 성향이라 보수 정치인인 라마스와미나 헤일리를 많이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WP는 설명했다.

라마스와미와 헤일리도 자신을 이민자의 자녀로 소개하지만 민족 정체성을 부각하지는 않으며 인도계 유권자에게 다가가려고 특별히 노력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자신이 마을의 유일한 인도계 가정에서 자랐으며, 유색인종이자 여성으로서 주지사에 당선된 사실이 미국이 인종차별 국가가 아니라는 증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

라마스와미도 “당신이 누구든, 부모가 어디에서 왔든, 피부색이 어떻든, 성(姓)이 얼마나 길든” 미국에서는 누구든 노력과 의지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미국 사회를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데 자기 정체성을 활용했다.

美 공화당의 인도계 대선 주자 헤일리
공화당의 인도계 대선 주자 헤일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인도계 유권자들은 라마스와미나 헤일리가 인도계를 대표하지 않으며 둘이 표방하는 가치가 인도계 사회 전체의 가치와 거리가 있다고 느낀다고 WP는 전했다.

자신을 민주주의 활동가로 소개한 인도계 미국인인 바스카르씨는 다수 인도계 미국인에게는 민족이나 문화보다는 민주주의와 여성 생식권, 총기 폭력과 기후 변화 대응 등 가치를 공유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2022 아시아계 미국인 유권자 조사에 따르면 2020년 대선에서 인도계의 74%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고, 15%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 표를 던졌다.

이 조사에 참석한 인도계의 56%가 자신을 민주당으로 여겼고, 나머지는 무소속 27%, 공화당 15% 등 순이었다.

최근 퓨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인도계의 68%가 민주당, 29%가 공화당 성향으로 나타났다.

카르시크 라마크리시난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인도계 미국인이 두 명이나 공화당 대선 경선에 참여한 게 역사적이지만 그렇다고 인도계 다수가 공화당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민에 대한 공화당의 태도와 입장이 일부 원인이며, 공화당은 일반적으로 민주당보다 더 국수주의적이고 이민자를 배척하는 정당으로 인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