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카 흑인 레이서 차고서 올가미 발견

앨라배마 탈라데가 경주장서…FBI 수사 착수

월리스 “인종차별 반대 운동 포기하지 않겠다”

미국 최대 자동차 경주대회인 나스카(NASCAR)의 유일한 흑인 풀타임 레이서 부바 월리스의 경주장 차고에서 올가미(noose)가 발견되자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가 수사에 착수했다.

나스카 측은 앨라배마에 있는 탈라데가 경주장의 월리스 차고에서 21일 올가미가 발견됐으며, FBI가 이튿날 현장을 수사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나스카 레이서들이 부바 월리스의 차를 밀어주고 있다. [USA 투데이=연합뉴스]
올가미는 과거 1900년대 초반 백인우월주의 집단이 흑인을 처형할 때 사용했던 도구로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인종차별 철폐 시위가 벌어지자 미국 일부에서 잇따라 발견돼 증오 범죄 여부에 대한 수사가 벌어지고 있다.

월리스의 차고에는 소수 직원만 출입이 허용돼 있으며, 올가미가 발견되자 나스카 스티브 펠프스 총재가 월리스에게 직접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FBI에 수사도 요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차고 출입이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졌으며, 주변 경비도 삼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펠프스 회장은 “이번 사건은 매우 심각한 행동이고 나스카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누가 됐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며 나스카에서 영원히 추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앨라배마 수사 당국도 성명에서 FBI와 법무부가 수사에 착수했으며, 이번 사건이 연방법에 위배되는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인종차별을 척결해야 한다는 전국적인 캠페인이 벌어지는 와중에 발생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월리스는 일각에서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과거 미국 남부군 깃발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는 문구를 붙이고 운전하기도 했다.

나스카는 월리스의 주장에 동조하며 2주 전 실제로 깃발 사용을 금지했다.

월리스는 사건에 대해 트위터에 “인종차별과 증오를 담은 비열한 행위 때문에 매우 슬프다”며 “또 우리 사회가 인종차별과 싸우기 위해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하는지 일깨워주는 사건이어서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월리스는 “이번 사건으로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포기하거나 물러서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나스카 측은 월리스의 차에 누군가 조작을 가하지는 않았는지 특별 점검을 하도록 허용했다.

또 나스카 레이서들이 전날 오후 경기가 시작되기 전 월리스와 포옹하며 지지 의사를 나타내기도 했다.

나스카 대회에 출전한 부바 월리스(자료사진) [USA 투데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