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군사는 이단 넘어선 컬트”





‘그리스도의 군사’ 컬트 집단의 충격적인 범행과 영향




사포로 피부 벗기고, 피날때 까지 성기 부분 구타 ‘충격’

극단적 금식과 치료 거부 등 패턴…반사회적 교리 맹종

큰아들 이준호가 주범…검찰 “범죄 가담자 추가 수배중”

에릭 현의 평소사진(왼쪽)과 체포후 촬영된 머그샷. 몰라보게 말랐다.
보행 보조기에 의지해 법원에 출두한 에릭 현.

지난달 발생한 한국인 여성 살해사건 용의자들의 조직이 비인간적인 고행과 체벌을 강조하고 반사회적인 교리를 따르는 컬트(사교, 邪敎) 집단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11일 열린 용의자 에릭 현과 이준호의 영장심사에서 귀넷카운티 검찰청 정한성 검사와 에릭 현의 변호사 데이비드 보일은 용의자들이 조직한 종교단체 ‘그리스도의 군병(Soldiers of Christ)’이 자행한 끔찍한 행각을 상세히 폭로했다.

정한성 검사는 “피해자 조세희씨는 10일간 자발적으로 이준호가 창설한 이 단체의 입교 의식을 치렀다”면서 “이준호에 따르면 피해자는 의식 도중 어떤 물건을 훔쳐 규칙을 위반했으며 이에 대한 벌로 ‘무기’로 공격당했다”고 밝혔다. 정 검사는 “이준호의 막내동생 이준영이 ‘그녀가 도중에 중단하려고 했지만 (다른 멤버들이) 중도포기는 있을 수 없다며 허락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이 용의자들의 휴대폰을 압수해 분석한 결과 이준호는 사실혼 관계인 이현지에게 텍스트를 통해 “넘버 5(이들이 조세희씨를 이르는 별명)가 나를 공격하고 탈출하려고 했다”면서 “그녀의 훈련은 끝났다”고 전했다. 이들은 조씨가 사망한 뒤에도 자신들이 조지아텍에 전학하는 것을 도와준 한인 여학생을 포섭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검사는 “이들은 에릭 현을 ‘넘버 4’라고 불렀으며 이준호와 이현지는 에릭의 성기 부위를 피가 나도록 심하게 폭행할 수 있는 방법을 다른 조직원들과 의논했다”면서 “이현지와 이준영의 휴대폰에 녹화된 동영상에 따르면 이들은 에릭의 성기와 얼굴 부위를 폭행했으며 에릭을 발가벗겨 바닥에 눕힌 뒤 가죽 허리띠로 온힘을 다해 구타했다”고 말했다. 수사 당국은 넘버4와 넘버5 등이 입교 의식을 치른 사람을 순서대로 부르는 명칭일 수도 있어 이들에 앞선 피해자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제보를 접수하고 있다.

에릭 현의 변호사 데이비드 보일은 법정에 에릭 현의 부상 사진을 제출하며 “그들은 에릭의 옷을 벗긴 뒤 사포를 가져와 가슴의 피부를 벗겨내고 에어소프트 건으로 사타구니와 등, 팔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면서 “이번 사건은 이씨 가족이 순진한 피해자를 이용한 사기 행각으로 규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일 변호사에 따르면 이씨 가족은 에릭 현에게 수만달러의 한국 송금을 강요하고 크레딧 카드를 도용해 사용했으며 에릭 현의 크레딧을 이용해 스와니에 주택까지 마련했다.

컬트 전문가인 릭 앨런 로스는 11얼라이브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악랄한 컬트 집단의 행동패턴과 매우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컬트 집단은 사람들을 굶겨 죽이고 극단적인 생활 환경에서 거주하게 하며 구타와 치료 방해 등을 일삼는다”면서 “수많은 죽음이 이같은 컬트 집단과 관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 한인 개신교 목회자는 “이들의 행태는 정통 교리에서 벗어나 있는 이단의 차원에 머물지 않고 과격하고 파괴적인 컬트 집단의 양식과 유사하다”면서 “컬트 집단은 대개 피해자들의 금전과 노동을 착취하고 각종 이권과도 연관이 깊다”고 설명했다.

이날 영장심사에서 태멀라 앳킨스 판사는 에릭 현에게는 10만달러의 보석금을 책정하고 석방을 승인했지만 이준호에 대해서는 “증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보석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체포된 어머니 이미희는 지난 3일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도주한 것으로 나타나 경찰 수배범 특별체포팀에 의해 8일만에 조지아주 마리에타에서 체포됐다.

한편 귀넷 경찰은 이날 “현재로서는 조세희씨 살인사건의 용의자는 모두 체포한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체포를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데이비드 보일 변호사는 검찰의 설명을 인용해 “이들이 조직한 그리스도의 군병의 다른 조직원들이 당국의 수배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