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망원인 1위, 범죄아닌 코로나19”

최소한 100명 관련 사망…9·11 테러 순직자 넘어설 듯

미국 경찰관의 올해 사망 원인 1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비영리 기구로 지난 10여년간 경찰 사망 통계를 집계한 전미경찰추모기금(NLEOMF)과 순직경찰추모(ODMP) 단체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일 보도했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경찰관은 2일 현재 최소한 100명으로 총기 사건(35명), 교통사고(33명), 기타(13명) 등 모든 원인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ODMP가 밝혔다.

이와 함께 NLEOMF 측도 거의 유사한 통계치를 공개하며 “코로나19 외의 사망 원인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WP는 이 같은 통계를 근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찰이 급진 좌파의 위험한 공격에 표적이 되고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두 기관은 근무 중인 경찰이 코로나19에 노출돼 사망한 것으로 판명이 난 경우만 이번 사망자 집계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ODMP는 순직한 150명의 경찰관의 사망 원인이 코로나19인지, 또 근무 중 감염됐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크리스 코스그리프 ODMP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무렵이면, 코로나19 사망 원인이 9·11 테러를 넘을 것 같다”며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 사망자를 남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항공기 자살 테러로 경찰관 71명이 순직했으며, 이후 300명 넘게 사건의 여파로 암에 걸려 사망했다고 ODMP 측은 설명했다.

주별로 코로나19에 따른 경찰관 사망자는 텍사스가 21명으로 가장 많고, 루이지애나(12명), 플로리다·뉴저지·일리노이(각 8명)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교도소와 같은 교정 시설에 근무하는 경찰관의 코로나19 감염·사망률이 높아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 기관의 주장이다.

미국 전역의 수감자 가운데 10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928명이 사망함에 따라 이를 관리하는 교정 경찰관들도 감염 위험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 진압하는 미국 (자료사진)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