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획②] 3조달러 이하면 ‘달러 드레인’ 우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이 달러 부족 사태까지 준비해야 할 것이란 진단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실물경기가 악화되면서 중국기업들이 위기를 맞게 되면 달러 유출사태가 일어나며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는 중국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달러 드레인'(dollar drain, 달러 유출)이 발생할 경우, 달러로 인한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케빈 라이 다이와 캐피탈 이코노미스트는 SCMP와 인터뷰에서 “대규모 충격이 발생하면 위안화 가치를 지탱하는데 중국의 달러화 자산이 부족할 수 있다”며 “최근 중국 정부가 자본 유출을 경계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만약 외환보유액이 3조 달러 이하로 내려갈 경우, ‘달러 드레인’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5월 현재 3조1000억 달러(3651조8000억원)에 달한다. 세계 최대 규모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은 최근 급격히 줄고 있다. 한때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4조 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달러 유출이 발생하면서 3조1000억 달러까지 내려왔다.

외환보유액이 3조 달러가 넘지만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하면 30%를 밑돈다. 이는 외환보유액이 사상최고 수준이었던 2010년 48%에서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에 비해 중국의 대외 채무는 지난해 말 기준 1조9700억 달러 수준이다. 대외 채무를 제외한 순수 외환보유액은 1조1300억 달러에 불과한 것이다.

무역전쟁으로 실물경기가 악화되며 기업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늘어나면 위안화 가치의 급락 가능성도 열려 있다.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하며 디폴트가 증가할 경우, 인민은행이 달러화를 매도해 통화가치 방어와 부실기업 구제에 나서야 하지만 적기를 놓치면 유동성 경색이 불거질 수도 있는 것이다.

6일 인민은행이 발표한 위안화 기준환율은 1달러당 6.91위안이다. 중국 금융당국은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지 않도록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중국 위안화는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이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추세를 보일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은 이번 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선진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협상을 타결 짓지 못할 경우, 달러당 7.13위안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고, 중국 외환보유액이 3조 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투기세력들이 위안화 하락에 베팅하는 상황이 오면서 중국 자본시장에서 달러가 급격히 이탈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