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재앙’ 오나…2300만명 렌트 대란 현실로

퇴거유예 만료에 협상난항속 600불 실업수당 종료

앨라배마, 플로리다 등 동남부 테넌트가 가장 심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미국 내 대규모 실업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약 2300만명의 미국인이 집세를 내지 못해 쫓겨날 위기에 처해있다고 AP통신이 6일 보도했다.

AP통신은 싱크탱크인 아스펜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연방 및 지방정부가 코로나19에 대응해 취했던 퇴거명령 유예제도가 속속 만료되고 연방정부 차원에서 주당 600달러씩 지급하던 추가 실업수당 지급이 지난달 말로 일단 종료되면서 저소득층을 비롯한 상당수 미국 가계가 집세를 내지 못해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연방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아파트나 연방정부가 지원한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받은 주거시설에서 거주하던 1200만명 이상의 세입자들은 코로나19에 대응한 연방정부의 조치로 집세를 내지 못하더라도 퇴거 유예 보호를 받았으나, 이 유예조치는 지난달 25일 만료됐다.

또 미 전역에서 약 30개 주가 취했던 주별 퇴거 유예조치도 5월 이후부터 속속 만료되고 있다.

연방 센서스국의 지난주 조사에 따르면 미국 18세 이상의 26.5%는 자신들이 7월분 렌트비나 모기지 비용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특히 루이지애나, 오클라호마, 네바다, 앨라배마, 플로리다, 미시시피, 뉴욕, 테네시, 텍사스주 등에서는 30% 이상이 같은 대답을 해 훨씬 높은 비율을 보였다.

뉴올리언스에서 침실 두개짜리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나타샤 브런트는 실직으로 두 손주와 함께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브런트는 “나는 그동안 열심히 일만 해왔기 때문에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면서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없고, 가진 게 없다.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말했다.

오하이오주에 있는 ‘홈리스 및 주택 연합’의 빌 페이스 이사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그렇게 짧은 기간에 거주지를 잃을 위험에 처한 것을 본 적이 없다”면서 “이것은 앞으로 전개될 대규모 재앙”이라고 우려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추가 실업수당 연장 등을 포함한 새로운 경기부양책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견해차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렌트 지원을 요구하는 시위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