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이 그리는 미래 세상’ CES 11일 개막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올해는 전면 온라인 개최

참가업체 대폭 축소…한국 340개로 미국 이어 2위

첨단 정보기술(IT) 산업의 새로운 조류와 동향을 점쳐볼 수 있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소비자가전전시회) 2021’이 오는 11∼14일 개최된다.

매년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려온 CES는 미 IT 산업의 발흥과 발맞춰 위상이 높아져 왔다.

라스베이거스의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20’ 행사의 모습.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여기에 인공지능(AI)·이동통신·반도체 등 IT 기술이 자동차·TV·로봇 등 이웃한 다른 산업 영역에 내재화하면서 CES는 IT·가전을 넘어서 전체 산업계의 지향점과 미래를 미리 엿볼 수 있는 대표 산업 전시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올해 CES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에 따라 전면 디지털 공간으로 무대를 옮겨 진행된다.

행사를 주최하는 CTA(소비자기술협회)의 게리 셔피로 회장은 “CES의 모든 행사가 디지털로만 개최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이버 공간으로 옮겨오며 행사의 무게는 다소 가벼워진 느낌이다. 참가 기업이 지난해 4400여개에서 올해는 절반 이하인 1964개로 줄었다.

한때 중국 기업들이 CES를 점령하다시피 하며 CES가 ‘중국 가전쇼'(China Electronics Show)의 약자 아니냐는 농담까지 나왔지만 올해엔 간판 회사 화웨이가 불참하기로 하는 등 중국의 참여가 대폭 줄었다. 중국 참가 기업은 지난해 1000개가 넘었지만 올해는 203개에 그친다.

이에 따라 가장 많은 참가 기업을 낸 나라도 지난해 중국에서 올해는 미국(570개)으로 바뀌었다. 그다음이 한국(341개)이다.

구글의 경우 최근 몇 년 새 테마파크나 방 탈출 카페처럼 꾸며진 대형 부스를 옥외 주차장에 꾸며 수많은 관람객을 끌어모았지만 올해는 특별한 행사를 마련하지 않는다.

또 매년 TV 신제품을 내놨던 비지오와 하이센스도 올해 CES에서는 새 제품을 선보이지 않는다.

자동차의 전장화, 통신·인공지능 기술의 탑재 등으로 완성차·자동차부품 업체들이 대거 합류하며 CES는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는 별칭까지 얻었지만 현대자동차와 도요타, 혼다 등은 올해 불참하기로 했다.

이처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IT 기술이 기존의 다른 산업 속으로 침투하며 산업·장르 간 융합을 확장해온 흐름은 계속된다.

올해도 TV와 모바일, 태블릿, 웨어러블 같은 기기부터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사물인터넷(IoT), 드론, 자동차, 로봇,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디지털 의료, 건강,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컴퓨팅 같은 다양한 영역에서 신기술·신제품이 이 행사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

특히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지연 없이 전송하는 차세대 통신 기술인 5G가 그 중심에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IT 전문매체 시넷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G가 (CES의) 논의를 지배할 것”이라고 점쳤다.

CES의 간판 품목 중 하나인 TV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퀀텀닷 기술을 이용한 QLED TV를, LG디스플레이는 휘어지고 소리가 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인 CSO(Cinematic Sound OLED)와 투명 OLED 등을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사전행사를 열고 전략 신제품인 미니 LED TV를 출시했다. 미니 LED TV는 광원 역할을 하는 백라이트 주변에 100∼2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LED를 촘촘하게 넣은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TV로, 기존 LCD TV보다 성능이 개선됐다.

두 회사는 또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5G를 결합해 더 편리하고 풍요로워질 미래 가정의 모습을 제시한다.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은 “개인 맞춤형 기술과 인공지능이 더 나은 일상을 어떻게 구현하는지 보여드리겠다”고 예고했다. LG전자 역시 ‘소중한 일상은 계속된다’는 주제의 예고 영상을 통해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세상이 변하고 있지만 혁신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또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저 혼자 방안을 돌아다니며 자외선을 이용해 소독하는 로봇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한국 기업 힐스엔지니어링도 비슷한 개념의 소독 로봇 ‘코로-봇’을 공개한다.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는 CES에 처음 참가해 CES 혁신상을 받은 ‘자유 장착형 첨단 운전 시스템'(SbW)을 선보인다.

GS칼텍스도 에너지·모빌리티 기업으로 변화를 꾀하며 CES에 처음으로 참가한다. 이 회사는 ▲주유소를 거점으로 한 드론 배송 ▲주유와 세차, 전기·수소차 충전, 차량 공유, 모빌리티 인프라, 생활 편의시설 등을 결합한 미래형 주유소를 제시할 예정이다.

자동차 쪽에선 또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제너럴모터스(GM),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이 참가해 가속화하는 전기차로의 전환 추세와 진보되고 더 완성도가 높아진 자율주행 기술을 보여준다.

자동차 업계의 최대 화두인 자율주행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업계의 또 다른 관심사는 운전이란 노동에서 해방된 탑승자가 이동하는 차 안에서 무엇을 하도록 할 것인가였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이번 CES에서 공개할 MBUX 하이퍼스크린은 그런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보인다. 차량 대시보드에 장착될 이 대형 스크린은 인공지능을 탑재해 탑승자들이 음악·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

삼성전자의 전장부품 자회사 하만이 CES를 앞두고 공개한 ‘디지털 콕핏 2021’도 마찬가지다. 이 플랫폼은 차량 내부를 ‘제3의 생활공간’으로 전환해 이동 중에도 영화·음악을 즐기거나 화상회의로 회사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했다.

IT 업계 명사들의 기조연설도 예년처럼 마련된다.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이동통신인 5G가 21세기 필수 기술이 돼 원격 의료와 교육 등을 가속할 것이라고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완성차 업체 GM의 메리 바라 CEO는 순수 전기차로의 전환을 비롯해 전 세계의 모빌리티(이동성)를 증진하기 위한 GM의 전략을 소개한다.

또 컴퓨터 프로세서 업체 AMD의 리사 수 CEO는 연구와 교육, 일, 엔터테인먼트, 게이밍의 미래에 대한 자사의 비전을 소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 브래드 스미스 사장은 보안과 사생활, 지속 가능성, IT 기업과 정부가 감당할 책무 등과 관련해 기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탐색한다.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의 코리 배리 CEO,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CEO도 기조연사로 나선다.

한국 스타트업들도 여럿 CES 무대를 밟는다.

서울시 디지털재단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서울관’을 조성해 서울 소재 스타트업 15곳을 홍보한다.

삼성전자는 사내·외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을 통해 지원한 스타트업 21곳의 온라인 전시 참가를 돕는다. 스마트폰 화질조정 솔루션 업체 ‘이지칼’, 인공지능 기반 저작권 보호 기술을 개발한 ‘딥핑소스’ 등이 참여한다.

삼성전자가 6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삼성 퍼스트 룩 2021(Samsung First Look 2021)’ 행사의 한 장면.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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