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레헴 분리장벽서 탄생한 예수

얼굴없는 작가 뱅크시 신작 ‘베들레헴의 상처’ 공개

“벽에 난 구멍은 장벽과 베들레헴에서의 삶의 의미”

‘얼굴 없는’ 영국의 미술가 뱅크시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지 베들레헴에서 오늘날 일어나는 일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작품을 공개했다.

22일 CNN과 CNBC 등에 따르면 뱅크시는 이스라엘 서안 지구 분리장벽 아래에서 예수가 탄생하는 모습을 묘사한 신작 ‘베들레헴의 상처'(Scar of Bethlehem)를 발표했다. 벽에는 길잡이별 모양의 포탄 자국이 나 있고, 영어와 프랑스어로 ‘사랑’ ‘평화’라는 단어가 적혔다.

작품은 베들레헴에 있는 ‘벽에 가로막힌 호텔'(Walled Off Hotel·월드 오프)에서 지난 21일 공개됐다. 뱅크시 또한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변형된 예수의 탄생”이라며 작품 사진을 게시했다.

호텔 매니저인 위삼 살사는 뱅크시가 최근 이 작품을 호텔로 보내왔다면서 “벽에 난 구멍은 분리장벽과 베들레헴에서의 삶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뱅크시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나름의 기여를 했다. 이건 베들레헴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꺼내,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군사 점령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공공장소나 사유물에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남기는 뱅크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에 대해서도 자주 비판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 2017년 월드 오프 호텔을 열었다.

‘세계 최악의 전망’을 홍보하는 이 호텔은 거의 모든 창문이 이스라엘이 세운 약 9m 높이 분리장벽과 맞닿아 있다. 객실에 그려진 작품들은 베개싸움을 벌이는 이스라엘 군인과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같이 현재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를 풍자한다.

이스라엘은 분리장벽이 팔레스타인 시위대의 공격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장벽 대부분이 팔레스타인 영토 안에 세워졌기 때문에 영토 침해라고 지적한다. 국제사법재판소는 2004년 분리장벽은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살사는 “뱅크시는 말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려고 한다. 그는 예술을 통해 새로운 저항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베들레헴의 상처 (Photo credit: Banksy/PA W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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