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전쟁’에 소매업 종사자만 괴롭다

착용 요청에 총 맞기도…한인 업소들도 “지친다”

연방차원 규정 없어…거듭된 충돌에 운영중단도

둘루스 한인타운의 한 카페. 입장하는 고객들에게 발열검사를 하는 이 업소는 얼마전 한 한인 고객 때문에 홍역을 치렀다. 손목 발열검사를 거부하며 직원에게 고함을 지르고 행패를 부렸기 때문.

또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한인 업소들은 이를 거부하는 일부 고객과 씨름을 벌여야 한다.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지만 경찰을 부리거나 물리적으로 제지하면 더 큰 갈등이나 사건으로 비화할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애틀랜타시 홈디포 매장 앞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줄을 선 사람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처럼 소매·서비스업 종사자들이 마스크와 코로나19 예방대책을 둘러싼 ‘문화 전쟁’의 한복판으로 끌려들어 오고 있다. 연방정부 차원의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체온검사를 거부하고 마스크를 극구 쓰지 않으려는 손님들을 맞상대하며 곤욕을 치르는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 “수백만 명의 소매·서비스업 노동자가 ‘마스크를 썼으면 하는 자’와 ‘쓰지 않으려는 자’ 간 확전하는 ‘문화전쟁’ 최전선에 말려들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에선 매장직원이 고객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마스크 착용을 요청했다가 봉변당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시간주 플린트시의 한 저가제품 매장에서 한 고객이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하는 경비원과 말다툼을 벌이다 총으로 쏴 살해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 달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유명 멕시칸 음식점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두고 직원과 고객 간 충돌이 잦자 운영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LA 스타벅스 매장의 관리자인 샤일로 배럿은 지역·주 당국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음에도 고객의 10%가량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면서 “(마스크 착용은) 공중보건 사안일 뿐인데 사람들은 거대한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현재 수도 워싱턴DC와 20여개 주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연방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규정은 없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 차원의 규정이 없어 혼란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그러다 보니 업체마다 고객의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방침이 제각각이다. WP에 따르면 할인마트 체인 타깃(Target)의 경우 법적으로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하는 지역의 매장에는 입구에 경비원을 배치한다.

주택용품을 파는 홈디포와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는 입구에 안내문을 부착하는 정도다. 전국의 모든 매장에서 고객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업체는 코스트코와 애플 등 소수에 그친다.

업계는 전국적인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정을 원하고 있다. 월마트 등이 소속된 소매산업지도자협회(RILA)는 최근 전미주지사협회(NGA)에 서한을 보내 쇼핑몰 등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게끔 각 주 전체에 적용되는 명확한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RILA는 서한에서 “마스크 착용이 시민으로서 자유를 침해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진 소수의 고객이 종사자들이 적대시하고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스크 착용은 두려움이나 정치적 견해를 반영하는 일이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타인을 존중하는 일로 더는 논쟁거리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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