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T’ 쿼터백 브래디, 우승반지 7개 끼고 공식 은퇴

ESPN 보도 사흘 만에 직접 인스타에 글올려 은퇴 발표

역대 패싱야드·터치다운 1위…정점에서 은퇴한 레전드

미국프로풋볼(NFL) 역대 최고의 쿼터백으로 꼽히는 톰 브래디(45)가 2일(한국시간)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달 30일 ESPN을 통해 은퇴를 결심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래 브래디가 사흘 만에 직접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은퇴를 발표했다.

브래디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쓰기 어려운 말이지만, 이젠 해야 한다”며 “더는 경쟁력 있게 헌신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내 NFL 이력을 사랑하고, 이젠 내 관심이 필요한 다른 분야에 내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해야 할 시간”이라며 은퇴를 공식화했다.

그는 불과 전날까지만 해도 은퇴 시기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한번 결심이 서자 지체하지 않았다.

브래디는 “이젠 헌신하는 다음 세대 선수들에게 (배턴을) 넘기고 필드를 떠나야 할 적기”라고 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떠밀리듯 은퇴하는 다른 베테랑 선수들과 달리 브래디는 정상의 위치에 있을 때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왔다.

브래디는 지난 시즌 탬파베이 버커니어스를 슈퍼볼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 시즌에는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남부지구 정상에 올랐다.

브래디는 9장짜리 장문의 글을 통해 탬파베이 구단과 동료들, 제이슨 리히트 단장, 브루스 아리안스 감독, 그의 트레이너인 알렉스 게레로, 에이전트 돈 이와 스티브 두빈, 그리고 가족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 팬들을 향해서는 “감사할 따름이다. 여러분 모두를 사랑한다”고 썼다.

대학 시절 어깨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2000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99순위로 NFL에 입문한 브래디는 밑바닥에서 시작해 최고의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캐치볼 중독자’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끊임없는 반복 훈련을 통해 어려운 패스조차 쉽게 보일 정도의 루틴을 만들어냈고, 체력 유지를 위해 커피·술은 입에 대지 않고 백설탕, 밀가루도 먹지 않았다.

부단한 훈련과 지독한 자기관리를 통해 브래디는 NFL에서 누구보다 큰 성공을 이뤄냈다.

브래디는 22년간 NFL 쿼터백으로 뛰면서 슈퍼볼 우승 7번을 차지하고 최우수선수(MVP) 3차례에 슈퍼볼 MVP 5차례 등극 등 누구보다 빛나는 업적을 남겼다.

슈퍼볼 우승 횟수와 슈퍼볼 MVP 등극 횟수는 모두 역대 최다 기록이다. 올스타 격에 해당하는 프로볼에는 총 15차례 선정됐다.

정규시즌 성적은 243승 73패, 플레이오프에선 35승 12패를 기록했다.

브래디는 22년의 선수 생활 중 19차례 플레이오프에 등장해 18차례 디비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콘퍼런스 챔피언십에서는 10승 4패, 슈퍼볼에서는 7승 3패의 기록을 올렸다.

브래디는 개인 통산 8만4520 패싱야드, 터치다운 624개로 각각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을 남기고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더 놀라운 것은 브래디가 올 시즌에도 패싱야드(5316야드), 터치다운(43개), 패스 성공(485회), 패스 시도(719회)에서 리그 1위를 달렸다는 사실이다.

리히트 탬파베이 단장은 “정점의 기량을 보일 때 22년 경력을 끝마친다는 건 비범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며 “우리는 브래디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길 바랐지만,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은퇴를 결심한 그의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말했다.

브래디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무려 20년을 뛴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서 6차례 슈퍼볼 우승을 일궜고, 지난 시즌 탬파베이로 옮기자마자 또 우승 반지를 끼어 역사상 최고 선수(GOAT) 반열에 올랐다.

아리안스 탬파베이 감독은 “브래디는 높은 기준을 세웠고, 팀 문화를 창조해 우리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이 50까지 현역으로 뛰고 싶다던 브래디는 “매일 육체적, 정신적, 감정적인 도전 덕분에 내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면서 “22년간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경기장과 인생에서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은 없다”는 말로 최고가 되기 위해 매 순간 전력을 쏟았다고 역설했다.

지젤 번천이 올린 가족 사진
[지젤 번천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