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에 오징어게임 분장 하지마세요”

녹색 운동복 유행하자 “복장 따라입은 채 부적절한 행동 모방 우려”

뉴욕주 이어 아일랜드·스페인 등 속속 금지 조치 …’코스프레’ 규제

말레이시아의 한 쇼핑몰에서 오징어게임 옷을 입은 경비원과 직원
말레이시아의 한 쇼핑몰에서 오징어게임 옷을 입은 경비원과 직원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학교가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학생들에게 ‘따라입기 금지령’을 속속 내렸다.

드라마에 나온 녹색 운동복 등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며 ‘핼러윈 대유행’ 조짐이 일자 각국 학교에서는 자칫 학생들이 복장을 따라입은 채 “부적절한 행동”을 모방할까봐 규제에 나선 것이다.

25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캐슬 파크 초등학교는 10월 31일인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학생들이 오징어 게임 속 등장인물처럼 분장하는 것을 금지했다.

스페인 학교에서도 복장 규제에 나섰다.

수도 마드리드에 있는 한 초등학교는 학생들이 오징어 게임 속 놀이나 행동을 따라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학부모 지도를 당부하는 안내문을 보냈다.

안내문은 드라마에 담긴 폭력성을 이유로 16세 미만 학생에게는 시청을 금지했으며, 부모에게 자녀 지도를 당부했다.

또 학생들 사이에 여파가 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가오는 핼러윈에도 오징어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의상은 입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 뉴욕 코미콘 2021에서 오징어게임 복장을 입은 참가자들
미국 뉴욕 코미콘 2021에서 오징어게임 복장을 입은 참가자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뉴욕주에서는 학교 3곳에서 금지령이 나왔다.

이중 하나인 페이엣빌-맨리어스 학교는 이번주 교장 명의로 학부모에게 보낸 편지에서 오징어 게임 의상이 “학교 복장 규정에 맞지 않는다”면서 그 이유를 “의상과 관련된 잠재적 폭력적 메시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복장은 학교 규정을 따라야 하며, 장난감 칼, 총, 광선검 등 무기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은 학교로 가져오면 안 된다”면서 “또 지나치게 무서운 복장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은 대체로 학교 측 입장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오징어 게임은 패자는 목숨을 잃고 승자만 456억원의 거액을 쥘 수 있는 잔혹한 서바이벌 게임을 묘사하는 드라마로, 넷플릭스 TV 시리즈 중 세계 1위를 달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로 국내에서도 18세 이상 관람가로 방영된다.

그러나 TV나 컴퓨터, 스마트폰 등으로 보는 영상 스트리밍의 특성상 부모가 시청 제한 설정을 하지 않으면 미성년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드라마는 세계적 인기를 끄는만큼 유명세도 치르고 있다.

앞서 주요국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드라마 속 설정대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같은 놀이를 모방하다가 자칫 폭력성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음을 내고 있다.